김건혜씨 생전 모습.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천지일보 2023.10.18.
김건혜씨 생전 모습.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천지일보 2023.10.18.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천국에서는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고, 사랑해. 우리 딸.”

지난달 7일 이대서울병원에서 김건혜(27세)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밤하늘의 별이 되자 김씨의 어머니는 “건혜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너를 축복 해주고 싶었는데, 이제는 네가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겠구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1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5월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 준비를 위해 결혼식장과 신혼집을 알아보던 중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서울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김씨는 활발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 호기심이 많고, 음식을 만들어 남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즐겨한 그는 지난 8월 26일, 바다에서 스노쿨링을 하던 중 거센 물살에 빠져 해양 경찰에 구조됐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 그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씨의 가족들은 이쁘게 자란 딸의 장기가 정말 필요로 하고, 좋은 사람들에게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떠나는 딸로 인해 새 생명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 몸을 통해 계속 살아있는 것이라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소중한 생명나눔 실천으로 4명의 생명이 새 희망을 얻었다”며 “기증자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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