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들 "매수문의·계약 줄어”
“금리·총선에 관망세 계속될 듯”

9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3.10.9. (출처: 연합뉴스)
9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3.10.9.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회복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아파트 거래량이 이달 들어 눈에 띄게 감소하고, 가격 상승세도 완만해지면서다. 부동산 업계에선 금리 변동이나 내년 총선 등 영향으로 당분간 관망세가 계속될 거라고 내다봤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4월까지 하락하다가 5월부터 상승 전환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실거래가지수도 1∼8월 누적 12.4% 올랐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3840건이다. 거래 절벽이었던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평균 거래량(1천여건)보다 3∼4배 증가했다. 지난 9월 거래량은 3144건(이달 18일 기준)이다.

반면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매수 문의가 급감하고, 계약 체결로 이어지는 경우도 줄어 다시 아파트시장이 잠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포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추석 전부터 매수 문의가 줄고 거래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송파구의  중개사무소 대표도 “늘어나는 매물과는 별개로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현 시세로는 계약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이달 거래량도 줄고 있다.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321건(18일 기준)이다. 지난 9월 18일 신고 건수가 748건, 8월 18일이 589건이었다. 거래량이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거래량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단기 급등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 하락이 우려됐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고, 정부는 시장 경착륙 방지를 위해 대대적인 규제완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159.7까지 회복했다. 이는 전고점(2021년 10월 188.9)의 84.6% 수준이다. 강남, 서초, 송파 등이 포함된 동남권 실거래가지수는 161.8로 역대 최고였던 182.9(2021년 10월)의 88.5%까지 올랐다.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 거래 비중도 감소하는 추세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5∼6월 대비 7∼8월 매매거래의 70%가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였다. 반면 9∼10월 계약은 7∼8월 가격 대비 상승 거래 비중이 67%로 감소했다.

대출 축소와 금리 인상도 부동산 시장의 심리 위축을 가져왔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세 6억∼9억원대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이 중단됐고, 50년 만기 대출도 축소를 앞두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해 3월 3%대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4∼6% 중반까지 상승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어떤 공약을 내놓을지도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부동산 단기세율 정상화 유지, 내년 5월까지 한시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폐지 등 안건이 계류 중이다. 아울러 내달 발표될 공시가격 현실화율 개편 방향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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