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1만여명 방문객 찾아
어린이·중장년층 프로그램
쌀쌀한 날씨에 밤까지 붐벼
새로운 야간 콘텐츠 적중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 첫날인 지난 13일 관람객들이 양산을 쓰고 데크를 걷고 있다.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 첫날인 지난 13일 관람객들이 양산을 쓰고 데크를 걷고 있다.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춤추는 갈대밭 따라 피어나는 꽃, 사람’을 주제로 강진만 생태공원에서 지난 13일 ‘제8회 강진만 춤추는 갈대 축제’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축제는 오는 22일까지 열린다. 가을의 화창한 날씨와 청명한 하늘이 축제장을 더 화려하게 비추고 산들산들 가을바람도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축제에서는 강진만 갈대숲 에코 가족원정대 행사도 추진해 참여할 수 있다. 강진만은 1131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남해안 최대 생태 공간으로, 다양한 생물과 생태환경에 대해 배우며 생태체험 전문가와 함께 생태환경 체험을 할 수 있다.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지난 13일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안희숙 생태활동가가 강진만에 살고 있는 조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6.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지난 13일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안희숙 생태활동가가 강진만에 살고 있는 조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6.

안희숙 생태활동가는 “강진은 제주도와 교류를 많이 했었던 곳으로 포구가 아홉 군데 있다”며 “백금포의 경우 일제강점기에 쌀을 모아 일본으로 보냈던 곳으로 수탈의 현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쌀이 귀해 백금이라고도 한 것 같다”며 “이곳은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으로 비가 많이 오면 염분이 연해지기도 해서 갈대가 다른 곳보다 좀 작다. 강진천에 가까울수록 갈대가 3m 이상 자란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정은 전국 단위로 유아, 초·중·고등학생이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으며 총 150명이 참여했다. 전국에서 모인 45가족이 숲해설가·생태활동가와 함께 강진만 갈대숲을 거닐며 강진만에 서식하는 다양한 갯벌생물, 철새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새섬매자기(왼쪽)와 갈대(오른쪽). ⓒ천지일보 2023.10.16.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새섬매자기(왼쪽)와 갈대(오른쪽). ⓒ천지일보 2023.10.16.

갈대들 사이로 회색빛으로 쓰러져 있는 풀들도 볼 수 있었는데 ‘새섬매자기’라고 한다. 안 생태활동가는 “고니들이 큰 먹잇감이 된다”며 “새섬매자기가 쓰러지고 나면 뿌리 밑에 고구마 줄기처럼 덩이줄기가 있는데 그 밑을 파헤쳐서 먹이를 잡아먹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모양새가 별로인 것 같지만 여름이면 꽃도 핀다. 낙동강 쪽에서는 이것을 통째로 뽑아가 이식하려고 했으나 잘 안돼 강진의 자랑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갈대와 억새의 차이점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안 생태활동가는 “갈댓잎은 팔을 벌리고 있고 억새는 하늘 위로 올라간다”며 “억새는 잎의 잎맥이 하얗게 선명하게 한 줄로 나 있다면, 갈대는 잎맥이 거의 안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안 생태활동가는 갈대 역할에 대해 “제일 중요한 것은 조수간만의 차가 있는데 밀물이 밀려오면 갯벌 흙이 많이 쓸려나갈 수 있는데 이것을 막아주고 오염수를 정화시켜주며 산소도 배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갈대 아래 사는 짱뚱어나 게와 같은 생물들에게 서식지도 되어 주고 강풍이나 태양열도 막아 그늘도 되어 주니 하는 일이 대단히 많다”고 했다.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장을 찾은 아이들이 포토존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장을 찾은 아이들이 포토존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행사에 참여한 한 초등학생은 “강진만 갈대숲에서 갯벌 생물에 대한 설명도 듣고, 눈으로 관찰하며 손으로 직접 채취, 생태나무도 만들 수 있어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강진만을 바라보니 색다르게 보인다”며 “갯개미취의 꽃말이 추억이라는데 강진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 첫날 방문객 수는 1만 948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축제 첫날 7028명보다 55.8% 증가했다. 또 음식 부스와 농특산물, 하멜촌 카페, 청자 판매 등에서 첫날 판매액이 2581만원을 기록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역시 지난해 첫날 매출 1653만원 대비 56% 상승한 수준이다.

제8회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지난 13일 개막식을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권석진 강진경찰서장, 차영수 전남도의원, 김보미 강진군의회 의장, 강진원 강진군수, 서예가 김기상, 진행 요원, 박종재 축제추진위 부위원장, 김선미 여사, 김주웅 전남도의원.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제8회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지난 13일 개막식을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권석진 강진경찰서장, 차영수 전남도의원, 김보미 강진군의회 의장, 강진원 강진군수, 서예가 김기상, 진행 요원, 박종재 축제추진위 부위원장, 김선미 여사, 김주웅 전남도의원.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개막식은 식전 행사로 코리아그랜드오페라단의 아리아가 강진만에 울려 퍼지며 열흘간 진행되는 갈대 축제의 시작을 알렸고, 주무대에서 서예가 심평 김기상 선생이 대형 붓으로 축제의 주제인 ‘춤추는 갈대밭 따라 피어나는 꽃, 사람’을 적·청·흑색으로 써 내려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자 객석에서는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축제장 가는 길은 남포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도로변에 놓인 수십개의 국화 화분이 관광객을 맞이했고, 주차장을 5곳으로 분산시켜 교통 혼잡을 최소화했다. 특히 축제 기간 내내 소방서~군청~터미널~생태공원을 30분 간격으로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해 이동 편의를 도왔다.

축제장 주무대를 기준으로 오른쪽에 조성된 가을국화전시장에는 형형색색의 국화 1만 5000개의 화분이 생태공원의 상징인 ‘고니’ 등 다양한 모습으로 꾸며져 곳곳이 포토존이 됐다. 언덕에 자리 잡은 일곱 난쟁이의 작은 집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역시 사진 찍기에 여념 없는 가족들이 많았다.

가을국화전시장에서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가을국화전시장에서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가을국화전시장에서 생태홍보관 쪽으로 더 나아가면 2.8㏊의 대형 코스모스밭이 조성돼 흔들리는 갈대와 함께 장관을 이루며 걷기 좋아하는 관광객들을 유혹했다.

저녁 6시부터는 본격적인 개막 축하 공연 무대가 열리며 목비, 박재정, 비비지 등의 열창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높은 일교차로 가을 저녁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떠나지 않고 늦게까지 축제를 즐겼다.

특히 올해 처음 보강된 야간 콘텐츠인 ‘미디어 파사드’는 대형 갈대밭을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아름다운 초록빛으로 수놓는가 하면, 눈부신 고니의 날갯짓이 영상으로 펼쳐지며 야간에 생태공원을 찾은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바람 따라 춤추는 갈대공원을 보며 걷는 ‘갈대 로드’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단체 참여가 이어지며, 자연생태 해설사의 뒤를 다람쥐처럼 따라다니며 귀를 쫑긋 세우는 어린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갈대로드’는 강진만의 생태를 주 내용으로 축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재미를 가미해 흥행과 의미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인당 단돈 1000원으로 자전거와 헬멧을 대여해 강진만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를 마음껏 달려볼 수 있는 ‘두바퀴로 가는 여행’도 인기를 끌었다.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1인당 단돈 1000원으로 자전거와 헬멧을 대여해 강진만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를 마음껏 달려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23.10.16.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1인당 단돈 1000원으로 자전거와 헬멧을 대여해 강진만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를 마음껏 달려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23.10.16.

관광객들은 1인용 자전거와 2인용 자전거를 빌려 멀게는 철새 도요지까지 페달을 밟아 강진만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특히 자전거로 연결되는 필로티 구조를 갖춘 ‘강진만 생태홍보관’은 강진만의 생태 영상과 관람에 대해 안내하는 키오스크를 운영해 즐거움과 교육이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었다.

생태홍보관 2층에서는 강진 문인협회원들의 관광시화전이 열리며 북적이는 축제장과는 다른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층 한쪽에는 ‘멍 때리기’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고 눕는 의자와 그네 소파도 설치돼 있어 드넓은 강진만을 한눈에 조망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숨은 공간도 매력적이었다. 눈썰미 좋은 관광객들은 옥상인 하늘전망대에 올라 가수 장재인이 ‘괜찮다고 말해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지점에서 멀리 가우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강진만의 전경을 감상했다.

갈대밭 미디어파사드.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갈대밭 미디어파사드.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23.10.16.

강진원 군수는 “10년 전 강진군 공무원들을 순천에 보내, 순천만보다 더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우리 강진의 관광자원을 개발할 방법을 찾아오라’고 해서 시작한 것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라며 “앞으로 강진만 생태공원을 지방정원에서 국가정원 지정까지 계속 추진해, 순천만보다 더 뛰어난 관광지로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소득을 높이는 도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축제는 어린이를 동반한 각 가정과 4060 중장년층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다”면서 “남해안 하구 최대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강진만생태공원에서 아름다운 가을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