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 광장에서 열리는 월대(越臺, 月臺·건물 앞에 넓게 설치한 대)와 현판 복원 기념식에 앞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광화문 월대와 경복궁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 광장에서 열리는 월대(越臺, 月臺·건물 앞에 넓게 설치한 대)와 현판 복원 기념식에 앞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광화문 월대와 경복궁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조선왕조의 역사를 담은 광화문 월대와 현판이 복원 공사를 마치고 100년 만에 공개됐다.

문화재청은 15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앞 광장에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을 기리기 위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06년 ‘광화문 제 모습 찾기’를 시작으로 그간 추진된 월대와 현판의 복원이 마무리됐음을 국민에게 알리는 자리다. 행사는 광화문 완성이 갖는 다양한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광화등’ 점등식(월대와 현판 공개), 광화문 개문 의식, ‘새길맞이단’과 광화문 월대 행진과 참신한 연출기법으로 완성된 다양한 영상과 공연, 프로젝션 맵핑(미디어쇼) 등으로 구성됐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기념사를 통해 “역사 기록에 의하면 월대는 임금이 백성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였다”며 “오늘 첫 선을 보이는 복원된 광화문 월대의 역사적 가치를 알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연결되는 소통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광화문 정문 앞에 월대가 정리되는 것을 보면, 우리의 살아있는 역사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와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거울이고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우리가 그 역사에서 일어난 수많은 일을 잊으면 안된다”며 “월대 복원을 통해 국민과 모든 대한민국의 소통이 더 원활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광화문 제 모습 찾기를 시작으로 그동안 추진된 월대와 현판 복원이 마무리됐음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기념하기 위해 ‘광화문 월대 새길맞이’라는 슬로건으로 마련됐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광화문 제 모습 찾기를 시작으로 그동안 추진된 월대와 현판 복원이 마무리됐음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기념하기 위해 ‘광화문 월대 새길맞이’라는 슬로건으로 마련됐다.

◆경복궁 광화문 ‘월대’란

‘월대’란, 궁궐의 정전 등 주요 건물에 설치된 넓은 대(臺)로, 일반적으로 월견대(月見臺) 즉 달을 바라보는 대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월대는 경복궁을 비롯한 5대궁과 왕릉의 정자각 등 주요 건물에 설치했고, 건물의 위엄을 높이는 역할과 각종 행사가 펼쳐지는 무대 기능을 함께 갖추고 있다. 특히 월대 중 정문에 설치됐던 것은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과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 등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세로변이 긴 직사각형의 넓은 대와 출입시설인 계단, 왕의 길인 어도 등으로 구성됐다.

이처럼 당대의 우리 민족의 문화와 기술이 담긴 월대를 일제는 헐어냈고, 그 자리에는 조선총독부 등의 건물을 지었다. 

◆경복궁 복원 정비사업 추진 

정부는 1990년부터 경복궁 복원정비사업을 추진했다. 일제가 파괴하고 훼손한 경복궁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상징적 문화유산으로 복원해 우리 문화와 역사성을 회복시키고자 했다.

경복궁 ‘1차 복원사업(1990~2010년)’을 통해 광화문(월대 일부 포함)을 포함한89동의 건축물이 복원됐다. ‘2차 복원사업(2011~2045년)’에서는 80동의 건축물을 복원 예정이며 현재까지 22동이 복원된 상황이다. 2차 복원사업이 마무리되면 고종 중건시기의 40%까지 회복된다.

복원정비사업에서 정부가 중시한 것은 역사·문화·예술 등 가치를 회복하고 가치를 왜곡시키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복원하는 것이었다. 이에 오해가 없도록 복원할 건축물로 ‘광화문 월대’를 인식해왔다.

1890년대 광화문과 월대 전경(도서출판 서문당 제공) ⓒ천지일보 2023.10.15.
1890년대 광화문과 월대 전경(도서출판 서문당 제공) ⓒ천지일보 2023.10.15.

◆월대 어느 시기 복원했나 

현재 경복궁 복원시점은 고종연간으로 설정했다. 조선시대 당시와 똑같은 크기인 길이 48.7m, 폭 29.7m로 조성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전의건 사무관은 고종연간 설정 이유에 대해 “지반 레벨의 문제도 있지만 고종연간에 이뤄진 경복궁 중건사업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며 “이 당시 경복궁이 가장 풍성하고 조선 법궁으로서의 위엄을 물리적으로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대 고증은 확보 가능한 문헌·도면·사진자료는 물론 남은 잔여부재, 발굴조사 등도 포함됐다. 특히 원형 보존을 위해 남아있는 원형부재를 재사용됐다. 

문화재청이 확보한 원형 석물은 대략 40%가량 된다. 동구릉에 모여져 있는 난간석, 하엽석 등의 석물 40여점에 대한 재료·사진 조사를 벌인 결과 원형 부재가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이 소장했던 서수상(조각상) 2점도 원형 석물로 포함됐다. 이 서수상은 광화문 월대 복원의 마지막 퍼즐로 알려져 있다. 

광화문 현판 실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0.15
광화문 현판 실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0.15

◆검은색 바탕에 금빛 글씨 ‘현판’ 공개

광화문 현판도 새롭게 교체됐다. 공개된 현판은 검은색 바탕에 금빛 글씨가 써 있었다. 이는 기존 현판의 색상 배치를 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처음 광화문 현판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탔다가 1864년 고종 때 복원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다시 수난을 겪는다. 복원된 광화문 현판은 또 다시 6.25전쟁 때 건물과 함께 불탔고, 1968년 복원할 당시에는 고증과 상관없이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글씨를 써서 현판을 걸었다. 이후 2010년 광화문을 원래 자리에 목구조 전각으로 복원할 때는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써서 기존의 현판과 교체했다. 하지만 부실 복원으로 표면이 갈라지고 뒤틀리는 현상이 나타났고, 현판의 바탕색과 글자색의 고증 오류를 둘러싼 논란으로 현판 교체 목소리가 잇따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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