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인 마카빔=AP/뉴시스] 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모디인 마카빔에서 한 부부가 아들의 장례식 도중 오열하고 있다. 이 부부의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는 지난 8일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장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살해됐다.
[모디인 마카빔=AP/뉴시스] 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모디인 마카빔에서 한 부부가 아들의 장례식 도중 오열하고 있다. 이 부부의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는 지난 8일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장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살해됐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민간인 피해가 증폭하고 있다. 당초 하마스의 공습으로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대거 사망하거나 납치돼 인질이 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고,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인구 240만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가 폭격을 당해 쑥대밭이 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주민들의 절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탈환한 키부츠(집단농장)에서 총에 맞거나 불에 탄 채 숨져 있는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됐다. 일부 생존자들은 키부츠에 침투한 하마스 대원들이 주택에 불을 지른 뒤 불길과 연기를 피해 집 밖으로 빠져나오는 민간인들을 무차별 사살했다고 CNN에 증언했다. 참수당한 영유아 시신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구조대원들은 몰살당한 이스라엘 주민들의 시신을 직접 목격했고 “아기부터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수된 아이들을 봤고, 도저히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8살 된 딸을 잃은 키부츠 주민 톰 핸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딸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을 토로하면서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는 전쟁의 참상을 겪지 않고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도리어 “다행이다”라며 미소지었다고 말해 전 세계를 울렸다.

하마스는 10대 소년이 보는 앞에서 부모를 총살하기도 했다. 이 소년은 자신을 위해 딸이 죽었다고 말한 부모의 시신 아래서 30분간 죽은 척 연기를 해야 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부상을 당한 어린이가 병원 바닥에서 응급 처방을 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AP)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부상을 당한 어린이가 병원 바닥에서 응급 처방을 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AP)

그런가하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민간인이 대피한 유엔 보호소 등에도 무차별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 구호물자를 반입하라는 국제사회의 촉구에도 인질들이 풀려나기 전까진 물도 전기도 없다며 인도적 지원을 기대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벌써 사망자가 1200명을 넘었다. 2014년 가자 전쟁 이후 10여년만에 최대 희생자 피해다.

팔레스타인 집계에 따르면 주거용 건물 1009개를 포함해 건물 168개가 완전 파괴됐다. 또 1만 2630채의 주택이 부분적으로 파괴됐다. 가자지구 현지 병원 7곳을 포함해 의료기관 10곳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격을 당했다. 특히 앰뷸런스 12대는 직접적으로 공격 타깃이 되기도 했다. 이밖에 학교 48곳과 정부청사 23동이 파괴됐다고 팔레스타인 정보부가 집계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부상을 당한 어린이들. (출처: 뉴시스, AP)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부상을 당한 어린이들. (출처: 뉴시스, AP)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피해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병원에서는 병상을 구하지 못해 몰려드는 환자들이 병원 바닥에서 응급 처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의 거점인 가자지구를 향해 “모두 죽은 목숨”이라는 분노 섞인 과격 발언까지 나왔다. 다만 확전을 원하지 않는 미국 등 입장으로 지상군 투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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