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서 과반 득표해야 당선…트럼프 지지후보 이겼지만 전망 미지수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된 스컬리스 미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출처: 연합뉴스)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된 스컬리스 미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출처: 연합뉴스)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로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58)가 뽑혔지만 실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투표는 무기한 연기됐다.

공화당은 11일(현지시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이 전했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이날 표결에서 113표를 얻어 99표를 받은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을 이겼다. 조던 법사위원장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하원은 애초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예정 시간을 채 두 시간도 남겨놓지 않고 일정을 전격 연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후 소집된 하원 본회의가 다음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산회했다"며 "일정 재개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투표 연기는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조던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모으는 작업을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하원의장은 본회의에서 과반 득표로 선출된다.

다만 공화당의 의석(221명)이 민주당(212명)보다 근소한 우위이기 때문에 공화당 내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지난 1월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선출 때와 같은 혼란과 진통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의석 차이가 크지 않아 공화당 의원 5명만 이탈해도 자당 후보를 당선시킬 수 없다. 이런 구조하에서 매카시 전 의장은 연초에 15번의 투표 끝에 하원의장으로 의사봉을 쥐었다.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인 스컬리스 의원은 1996년부터 루이지애나주 주 하원의원(3선)과 주 상원의원을 거친 뒤 2008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에 9차례 당선된 중진이다.

2017년 6월 의회 야구 경기 연습 도중 '반(反)트럼프' 성향 괴한의 총격을 당해 엉덩이에 총상을 입고 한때 위중한 상태에 빠졌으나 위기를 넘기고 그해 9월 의회로 복귀했다.

그는 자신이 불의의 총기 공격 피해자임에도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고, 총기 규제 입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감세를 지지하는 전형적인 보수주의 정치인이다.

2002년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 핵심 관계자가 만든 단체에 연설자로 나선 일로 구설에 오르자 해당 단체의 인종적·종교적 관점에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혈액암 투병 중이며, 건강에 대한 우려가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앞서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달 30일 임시예산안 처리 후 당내 극우 성향 맷 게이츠 의원이 발의한 해임 결의안이 지난 3일 통과되면서 미국 역사상 처음 해임된 하원의장으로 기록됐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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