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정율성 관련 기념시설 철폐 요구
광주시 “시민 의견 수렴해 추진하겠다” 밝혀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에 조성된 흉상이 훼손된 상태로 넘어져 있다. ⓒ천지일보 2023.10.11.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에 조성된 흉상이 훼손된 상태로 넘어져 있다. ⓒ천지일보 2023.10.11.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시가 국가보훈부가 권고한 정율성 사업 등 중단 권고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율성 기념사업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부터 35년간 지속돼 온 한중 우호교류 사업으로 위법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국가보훈부는 11일 광주시에 ‘정율성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흉상 등 이미 조성된 정율성 관련 기념시설도 철거하라고 명했다.

이에 따라 시는 입장문을 통해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등 기념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자치사무이며 지방자치법 제188조에 따르면 자치사무는 위법한 경우에만 주무부장관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정율성 생가 터 복원사업인 역사공원 조성 사업 완료 시기에 맞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해 지혜롭게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에 조성된 흉상이 훼손돼 수리 중이라는 안내 글과 통제선이 쳐진 모습. ⓒ천지일보 2023.10.11.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에 조성된 흉상이 훼손돼 수리 중이라는 안내 글과 통제선이 쳐진 모습. ⓒ천지일보 2023.10.11.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광주의 한 보수단체 회원에 의해 ‘정율성로’에 조성된 흉상이 훼손됐다. 이 흉상은 중국에서 만들어져 광주에 보내진 것이다.

광주 남구 양림동에는 이미 정율성 거리전시관 등이 조성돼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광주정율성국제음악회 등 정율성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정율성은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남경, 상해에서 의열단에 참가해 항일운동을 전개한 인물로 알려졌다. 1945년 8월 15일 동아시아의 해방이 찾아오자 한동안 북한에서 거주하며 음악 활동을 했다.

한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8월 28일 “호남의 정신과 호남의 자랑스러운 역사 이끈 영웅은 기억해야 하지만 대한민국 미래인 학생들에게 공산당 나팔수를 기억하게 하려는 시도에 참담하다”며 “단 1원도 대한민국의 가치에 반(反)하는 곳에 사용될 수 없다”며 광주시가 추진 중인 정율성 기념공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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