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선 의견 분분
“결단 기대” “윤핵관부터”
與중진 “인위적 형태 안 돼”
전문가 “험지 출마” 공감대

하태경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1차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5.30. (출처: 뉴시스)
하태경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1차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5.30.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총선 서울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국민의힘 내에서 중진 험지 출마론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당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중진의원 당사자들은 해당 기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하 의원은 전주 주말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총선승리를 위해서 저의 정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2024년 총선은 해운대가 아닌 서울에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하 의원 선언에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환영 의사를 표하면서 중진의원을 압박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하 의원 한 사람의 결단으로 끝날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당 중진의원의 결단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진의원이 아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부터 험지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천하람 후보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시티플라자 4층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천하람 후보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시티플라자 4층에서 천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7.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하 의원 서울 출마 선언이 중진 의원에게 압박을 줄 것으로 보는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있어야 되는데 걱정”이라고 답했다.

천 위원장은 윤핵관을 겨냥 “가진 게 많은 사람, 힘이 센 사람이 내려놓는 게 드라마틱한 효과도 있고 다른 의원들로 하여금 좀 동참해야겠다는 압박이 여기에서 세진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그런 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중진 험지 출마보다 신인 정치인들을 적재적소에 공천해 총선승리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본인 결단에 대해서는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역대 보면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새롭고 참신하고 정치적으로 클 수 있는 사람들을 골라서 내는 게 오히려 더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진의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3선인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위적인 형태로 가서는 안 되고 굉장히 자율적으로 경쟁력을 생각해 가면서 판단해야 한다”며 “김형오 당시 공천 결과가 어떠했는가. 완전 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진 험지 출마론을 공천 관련 잡음과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참패한 것을 엮어 지적한 것이다.

5선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때도 있고 하는 방법도 있다. 중진들도 생각이 안 있겠는가”라며 “당에 도움이 되고 지역 주민들도 생각도 존중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11.

전문가들은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에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중진의원의 험지 출마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하 의원의 행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마땅히 국민의힘은 (중진들은 험지 출마) 해야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 수도권에서 경쟁력 있는 선거를 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당이 개혁하려는 느낌을 주는 그 부분이 중요하다”며 “지금 상황에서 (중진의원들이) 험지 출마 안 하고 넘어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쇄신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중진의원들의) 험지 출마 아니면 불출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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