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1억 달러로 4개월째 흑자
수출 1년 전보다 6.5% 감소
“9월 흑자 규모 더 커질 것”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곤 국제수지팀 차장, 이동원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출처: 연합뉴스)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곤 국제수지팀 차장, 이동원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8월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경상수지가 넉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경상수지는 48억 1천만 달러(약 6조 483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4월(-7억 9천만 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 3천만 달러), 6월(+58억 7천만 달러), 7월(+37억 4천만 달러)에 이어 4개월째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다만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9억 8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36억 6천만 달러)과 비교해 약 54% 급감한 상태다.

8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50억 6천만 달러)가 4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였다. 수출(537억 5천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37억 1천만 달러) 줄었다. 앞서 작년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감소한 뒤 12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특히 석유제품(통관 기준 -35.1%), 반도체(-21.2%), 철강 제품(-11.1%), 화학공업 제품(-10.4%)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20.0%), 동남아(-8.5%), 일본(-6.9%)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다만 승용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8.1% 늘었고 대(對) EU(+2.7%)·미국(+2.4%) 수출도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수입(486억 8천만 달러)은 21.0%(121억 9천만 달러) 줄어 감소액이나 감소율이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27.6% 감소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석유제품 수입액 감소율은 각 45.9%, 41.7%, 40.3%, 15.1%에 이른다.

반도체 제조장비(-32.1%)와 반도체(-21.3%) 등 자본재 수입도 16.2% 줄었고 승용차(-37.4%)와 곡물(-25.6%) 등 소비재 수입 역시 19.0%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1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7월(-25억 3천만 달러)보다는 적자가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12억 9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적자 규모가 소폭 커졌다.

세부적으로 여행수지(-11억 4천만 달러) 적자가 1년 전(-9억 3천만 달러)보다 약 2억 달러 늘고 7월(-14억 3천만 달러)보다는 약 3억 달러 줄었다. 운송수지의 경우 같은 기간 9억 달러 흑자에서 5천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14억 7천만 달러)는 7월(29억 2천만 달러)이나 작년 8월(25억 9천만 달러)보다 줄었다. 특히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사이 25억 6천만 달러에서 1/5 수준인 5억 6천만 달러로 급감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57억 3천만 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4억 1천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7억 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0억 5천만 달러 불었지만 7월(+69억 달러)보다는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10억 1천만 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누적 흑자를 약 245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올해 남은 기간(9∼12월) 월평균 40억 달러의 흑자가 나타나면 이 전망치가 달성되는 셈이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도 하반기 흑자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앞서 8∼9월 수출 감소 폭이 축소되고 4분기에 플러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경로는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며 “지난 주말 우리나라 주요 반도체 업체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공급이 허용된 점은 반도체 관련해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상품 수지와 여행 수지를 중심으로 9월 흑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연간 전망치 달성 가능성도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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