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위한 희생 요구 높은 아시아인
가족보다 개인의 삶 중심의 유럽인

유럽, 복지나 사회 시스템 좋지만
큰 세금에 부 창출 유인요인 적어

가치 창출 속도 더 가파른 아시아
아시아, 혁신·인류 발전 주도 전망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내주부터 현재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와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등에 적용되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다. ⓒ천지일보 2022.09.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2.09.23
편집자 주

유럽이 근대화시대, 산업화시대에 겪었던 혁신을 통해 각 개인의 부 창출을 활용, 과거의 영광을 이어갈 거란 기대와는 달리 현실은 아시아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사회 시스템상 국가는 소수의 개인에게 부가 집중되는 경향 등 경제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유럽에서는 세금 등의 부문에서 정부의 이런 역할이 강하기 때문에 개개인이 더 많은 부를 창출해야 할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가치의 창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아시아가 인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원천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유럽인의 입장에서 현지 분위기를 담아 벨기에 국적 위르겐 게르마이스(Jurgen Germeys)가 기고글을 보내와 본지는 이를 번역해 게재한다.

 

위르겐 게르마이스
위르겐 게르마이스

부를 창출하기 위한 서로 다른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대륙마다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대부분은 문화적인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개인이 임금노동을 제공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보면 이런 대륙 간 차이가 잘 확인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차이에는 개인 수준의 문화와 지역 수준의 문화가 모두 포함된다.

그런 면에서 아시아가 유럽보다 훨씬 더 혁신적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필자가 열정을 쏟으며 살아온 두 대륙에서의 경험 중 일부를 공유해 그 이유를 설명해보고자 한다.

◆삶에 대한 다른 견해

개인적으로 유럽인들은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자기실현과 ‘행복’에 더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에 견줘 볼 때 아시아인의 관점은 집단 내 개인의 위치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인다. 가치는 자기 자신보다는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서 더 많이 파생된다.

이렇게 단순화하면 유럽인들이 단지 많은 가치를 얻기 위해 자신을 많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반면 아시아인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경향이 더 크다.

물론 탐욕은 어디에서 태어나 살아왔든 동일하다. 두 대륙 모두 공평한 몫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의도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자면 그렇다.

유럽에서는 서로를 돌보는 일이 대부분 정부가 사회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에서는 아직 광범위한 사회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가족이 서로를 돌보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볼 수밖에 없다.

◆세대 간 의존성과 세금 문제

유럽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대한 규칙이 있다. 여기서 문제는 유럽인들은 도움을 받는 상황에서 위험을 회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가족의 도움이 보장될 수 없고 정부가 이에 대한 위험을 거의 감수하지 않아서다. 가령 유럽에서 파산하는 것은 더욱 끔찍한 결과다.

혁신과 부의 창출은 위험 감수와 복잡하게 연관돼 있다. 아시아에서는 부모세대가 자녀에게 막대한 부를 투자한다. 그 결과 자녀도 부를 창출하고 나중에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세대 간 의존성은 보상이 모든 사람에게 좋다는 것을 알고 특정 위험을 감수하려는 큰 인센티브 구조를 만든다.

정부가 사회 시스템으로 사람들을 돌보는 나라에서는 생산적인 기능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양의 세금을 거두지만, 경제활동인구가 부를 창출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유인(incentive)을 현격히 감소시키는 문제가 초래된다. 막대한 세금이 예외 없이 부과되기 때문에, 자신이나 부모의 노후를 위해 굳이 돈을 많이 모아둬야 할 이유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아시아의 경우 세금 부분은 아직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위험이 보상되더라도 세금이 완전히 부과되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노후를 책임지면서 혁신과 부를 창출하려는 동기를 줄이는 방식은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회안전망은 유럽인들을 괴롭게 한다. 개인이 국가의 사회보장에 지나치게 의존해 사회의 생산적인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지 않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교육에도 영향 미치는 세금

교육은 국가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분명히 성공률을 높인다. 유럽은 수백 년 동안 운영돼 온 매우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유럽의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에 국한된다.

교육의 혜택을 누리는 부분과 누리지 못하는 부분 사이의 차이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혜택을 받기 위해 임금이 반드시 더 높을 필요는 없다. 교육을 받기 위해 수년을 소비한 데 대한 보상은 없다.

아시아에서는 교육이 전부다. 자녀의 정신 건강을 희생하더라도 자녀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지 않는 부모는 나쁜 부모로 간주된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바친 희생은 나중에 자녀의 삶 전체에 기둥이 된다.

유럽에 견줘 분명히 장단점이 있다. 특히 인생 설계에서 부를 창출하는 능력을 고려할 때, 이런 아시아의 교육방식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자녀에게 “너에게 모든 것을 바쳤으니, 너도 투자한 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돈을 많이 벌어 부모를 봉양하고 자녀도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해야 한다”라는 묵시적인 압력이다.

◆결국 모든 게 ‘문화’의 문제

결국 이는 문화의 문제다. 국가는 무엇을 더 높이 평가할까. 국가는 소수의 개인에게 부가 집중되는 경향 등 최근 경제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유럽에서는 정부의 이런 노력 때문에 개개인이 더 많은 부를 창출해야 할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더 많은 부를 창출하면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상쇄할 수 있게 된다. 더 많은 부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피하고 모든 인류를 위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앞으로 몇 세기 동안 생존하기 위해선 혁신과 가치의 창출 속도를 크게 높여야 한다. 부의 창출은 이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혁신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시험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유럽이 근대화시대, 산업화시대에 겪었던 혁신을 통해 각 개인의 부 창출을 활용,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대들보 역할을 했던 영국의 런던 등 유럽 곳곳에선 여전히 경기침체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성장 둔화와 고물가 상황 속에 기차를 타고 식료품을 사고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 생활 전반의 모든 것들이 예전보다 더욱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는 아시아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아시아는 인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원천이 되고, 유럽은 아시아 옆에서 과거의 영광에 빌붙어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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