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덜해 수확량 증가한 듯

北식량난 큰 변화 없단 관측 많아

(인천=연합뉴스) 6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추수가 끝난 논에 짚단들이 쌓여 있다. 2023.10.6
(인천=연합뉴스) 6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추수가 끝난 논에 짚단들이 쌓여 있다. 2023.10.6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전국의 추수 상황을 전하며 연일 ‘전례 없이 좋은 작황’이라며 풍년 소식을 내보내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작황 보도라 일정 정도 개연성이 있어 보이는데, 실제 만성적인 식량 부족 현상이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위기론은 식량난과 함께 늘 등장하는 이슈다. 매년 농한기 철이면 북한 내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까지 속출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들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가 단골 메뉴처럼 등장할 정도다.

그런데 올해 초에는 통일부가 특별한 근거 제시 없이 이 같은 소문을 ‘팩트(fact)’화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예년 보기 드문 흐뭇한 작황”

북한 관영지는 최근 연일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수확량” 등의 들뜬 표현으로 전국의 추수 작황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지난 6일자에서 “황해남도의 드넓은 농장벌들에 예년에 보기 드문 흐뭇한 작황이 펼쳐진 가운데 뒤떨어졌던 농장, 작업반들이 최근 년간에 볼 수 없었던 높은 수확고를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7일에도 “농업 근로자들은 봄, 여름내 애써 가꾼 낟알들을 거두어들이며 웃음꽃을 한껏 피우고 전야들에 노적가리(곡식더미)를 높이 쌓고 있다”면서 농장 경리의 말을 빌어 올해 농사 작황이 대단히 좋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도 지난달 17일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올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의 수확량을 달성했다며 러시아의 식량 지원 제안도 사양했다고 말한 바 있다.

북러 정상 간 회담에서 당초 무기 거래 등 군사협력 가능성과 함께 러시아의 식량 문제 지원도 논의될 것이라고 알려졌던 터라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안러경중(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北 식량난 완화될까

북한은 알곡을 올해 경제 분야에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12개 고지 중 첫 번째로 꼽을 만큼 식량 증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추수철에 접어들자 북한은 연일 주민들에게 여문 곡식을 제때 수확해 농사 성과를 보장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악화한 식냥난 해소가 정권의 과제이기 때문인데 특히 올해는 일부 농경지의 침수 피해가 있긴 했지만, 예년에 비해선 태풍 등 자연재해에 따른 타격이 덜 해 농작물 작황이 나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식량난에 큰 변화를 가져올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북한의 식량난은 매해 농한기 철이면 일부 언론들이 소식통을 내세워 북한 내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할 만큼 만성적이다.

미국 농무부는 최근 발표한 ‘2023∼2024 양곡연도 북한 계절 곡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10만t으로 추정했다. 통일부도 지난달 말 같은 맥락의 브리핑을 한 바 있다.

북한의 잇단 풍년 보도의 배경에는 지난 2021년 초 8차 당대에서 식량 증산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공을 돌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6일자 보도를 보면 신문은 올해 수확의 성과를 김 위원장의 지시로 인해 효과를 봤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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