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잘파 전용 플랫폼·서비스 출시
디지털 친숙해 앱테크 참여 높아
시중은행·인뱅 잘파 선점 경쟁 중
은행권 서비스 경쟁 다양화될 듯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은행권이 특화된 플랫폼과 서비스 등을 내놓으며 ‘잘파 세대(Z·알파세대, 1990년대 중반~2020년대 중반 출생)’를 공략하고 있다. 디지털 활용도가 높은 잘파 세대를 공략함으로써 미래 잠재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특히 10·20대 사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 만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천지일보 2023.10.09.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천지일보 2023.10.09.

◆잘파 세대, 미래 먹거리로 부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잘파 세대는 빠른 속도로 경제 활동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한편, 브랜드 영향력과 구매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대는 생애주기상 주요 과업인 학업과 시험, 교우 관계에 대한 관심만큼 금융·경제에도 유사한 수준의 관심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 시 애로사항을 느끼며 금융에 대한 관심도에 비해 실천으로 옮기는 비율도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 세대의 주 소득원은 ‘앱테크(애플리케이션 재테크)’를 통한 용돈으로 조사됐다. 잘파세대 10명 중 8명(77.7%)는 모바일 앱에서 특정 행동을 수행하고 소액의 보상을 받는 앱테크를 통해 소비와 저축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앱테크로 버는 액수는 월 평균 용돈의 6% 수준이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잘파 세대가 디지털 활용도가 높은 만큼 앱을 활용한 챌린지나 게이미피케이션(게임 요소 적용)이 앱테크 참여율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초등·중학생을 위한 체험형 금융 플랫폼인 ‘아이부자’ 앱의 기능과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새롭게 확대 개편한다. (제공: 하나은행) ⓒ천지일보 2022.09.05
하나은행은 초등·중학생을 위한 체험형 금융 플랫폼인 ‘아이부자’ 앱의 기능과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새롭게 확대 개편한다. (제공: 하나은행) ⓒ천지일보 2022.09.05

◆은행권 ‘10대 전용’ 서비스 출시

잘파 세대 84.4%가 저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은 잘파 세대와 알파세대의 부모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는 상품에 힘을 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어린이·청소년 전용 플랫폼인 ‘아이부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이부자 서비스는 14세 미만 자녀 회원과 부모 회원이 각자의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면 선불충전금을 통해 용돈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 5월 기준 1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도 만 14~18세 청소년의 금융거래를 지원하는 ‘리브 넥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10대 고객은 본인 명의의 휴대폰 인증을 통해 전용 지갑인 ‘리브 포켓’을 개설하고 수수료 없이 송금과 결제를 할 수 있다. 또 선불전자지갑과 은행 계좌를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만 14~18세 청소년 전용 선불서비스 ‘우리 틴틴’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를 통해 청소년들은 우리 원(WON)뱅킹 앱에서 휴대폰 본인확인을 통해 입·출금, 체크카드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선불용 계좌에는 최대 50만원까지 보유할 수 있고, 하루 50만원, 한 달 200만원 내에서 송금 및 결제가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태아부터 청소년까지 미성년 고객을 위한 전용 서비스 ‘리틀 신한 케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태아 미리등록서비스 ▲아이 상품 추천 서비스 ▲증여풀이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케이뱅크(은행장 서호성)가 청소년을 위한 선불 서비스인 ‘하이틴(Hi teen)’을 출시한다. (제공: 케이뱅크) ⓒ천지일보 2022.12.14
케이뱅크(은행장 서호성)가 청소년을 위한 선불 서비스인 ‘하이틴(Hi teen)’을 출시한다. (제공: 케이뱅크) ⓒ천지일보 2022.12.14

◆인뱅·핀테크, 미래 고객 경쟁 중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업계도 청소년 전용 결제서비스를 선보이며 미래고객 경쟁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0년 9월 청소년을 위한 선불서비스 ‘카카오뱅크 미니’를 출시한 바 있다. 만 14~18세 미만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해당 서비스는 지난 8월 기준 약 157만명의 가입자를 기록했다. 또 이들 가입자 중 82%(129만명)는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를 발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토스도 지난 2021년 어린이·청소년 고객 대상 ‘틴즈 사일로’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토스는 만 7~16세 고객을 위한 선불카드 ‘유스카드’를 비롯, 해냄 저금통, 머니 스터디 카페 등 청소년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만 14~18세 청소년을 위한 선불서비스 ‘하이틴’을 운영하고 있다. 케이뱅크 앱에서 휴대폰 본인인증과 약관동의, 비밀번호 설정 등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으며 입금, 출금, 이체 등 계좌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이틴 고객은 ‘하이틴 카드’를 통해 하루 50만원, 월 총 200만원을 결제할 수 있으며, 10대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온·오프라인 업종에서 월 최대 2천원까지 결제액 일부를 캐시백 받을 수 있다.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비대면 계좌 규제 완화에 경쟁↑

이러한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비대면 계좌 개설 규제를 풀어주면서 청소년을 위한 실제 은행 서비스 경쟁이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해 비대면으로도 부모의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내면 즉시 모바일로 자녀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부모가 자녀 계좌를 개설할 때 영업점에 직접 찾아가 가족관계 입증서류들을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도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실제 계좌 서비스로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따라 미성년자 자녀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우리아이 통장 만들기’ 비대면 서비스를 시작했고, 타 은행도 비슷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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