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간 비행 능력 갖춘 독특한 무기
“이론상 핵실험금지조약 철회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사거리 무제한 핵추진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닉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포럼’에서 “핵 추진 시스템을 갖춘 전지구적 순항 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닉의 최종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의 비준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018년 3월 의회연설에서 핵 장착이 가능한 부레베스트닉 미사일을 언급하면서 “이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한 저공비행 스텔스 미사일로, 사거리가 거의 무제한이고, 궤도가 예측할 수 없으며, 요격 경계를 우회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핵추진 순항미사일 개발 프로젝트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부레베스트닉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핵추진 능력도 갖춘 지상 발사 저공 순항미사일이다. 핵 추진력 덕분에 부레베스트닉은 운반할 수 있는 연료의 양이 제한되는 기존의 터보제트나 터보팬 엔진보다 훨씬 더 긴 사거리를 제공한다.

푸틴 대통령은 핵실험을 재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론적으로 핵실험금지조약 비준을 철회하는 게 가능하다”며 1990년 이후 시행하지 않은 핵폭발 관련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핵무기 실험을 금지하는 국제법, 문서, 조약에 서명했고 러시아도 이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서명하고 비준했고, 미국은 서명했지만 비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96년 유엔 총회에서 결의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대해 러시아는 1996년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으나 미국은 1996년 서명했을 뿐 비준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러시아의 독트린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일축하면서 “오늘날 그 어떤 것도 러시아의 존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정신이라면 누구도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가 감지되는 순간 우리는 해상이든 지상이든 미사일 수백 발을 날려 적이 생존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 전략 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는 2021년 러시아 군사 전문 저널을 인용해 부레베스트닉의 개념적 사거리가 최대 2만㎞에 달할 것이므로 러시아 어디든 기지를 두고 미국의 공격 목표를 세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사일의 고도가 기존 순항 미사일보다 훨씬 낮은 50~100m에 불과해 방공 레이더가 탐지하기 더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미 공군 국립항공우주정보센터는 러시아가 부레베스트닉을 성공적으로 운용한다면 대륙 간 비행 능력을 갖춘 독특한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2020년 보고서에 발표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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