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강북·강남 구간 행차행렬 진행
일성록 기록 따른 정조맞이 행렬
수원 구간서 시민퍼레이드 펼쳐
화성행궁 출국의식 별도 진행

8~9일 서울, 수원, 화성 일대에서 정조대왕이 능행차로 구현하고자 했던 ‘백성들이 즐거운 세상’을 재현하는 퍼레이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수원시 장안구 장안문 일대에서 진행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을 진행한 모습. (제공: 수원시) ⓒ천지일보 2023.10.04.
8~9일 서울, 수원, 화성 일대에서 정조대왕이 능행차로 구현하고자 했던 ‘백성들이 즐거운 세상’을 재현하는 퍼레이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수원시 장안구 장안문 일대에서 진행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을 진행한 모습. (제공: 수원시)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류지민·송연숙 기자] 정조대왕이 1795년 능행차로 구현하고자 했던 ‘백성들이 즐거운 세상’이 서울, 경기도 수원, 화성 일대에서 재현된다.

수원시, 서울시, 경기도, 화성시는 오는 8~9일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 화성행궁을 거쳐 화성 융릉으로 향했던 228년 전 최대 왕실 퍼레이드를 재현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을 한다고 4일 밝혔다.

정조대왕은 조선시대 제22대 왕으로 늘 백성을 살피고 헤아리는 성군이기도 했지만 효심 또한 지극한 왕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세상을 떠난 후 25세에 재위에 올라 애민과 개혁, 통합을 위해 노력했던 세종대왕과 더불어 조선시대 가장 위대한 왕으로 기억되고 있다.

정조는 24년의 재위 동안 친아버지 장조(사도세자)의 묘소를 양주 배봉산에서 화성 현륭원(현 융릉)으로 옮긴 후 11년간 총 13번의 원행(園行)을 했다. 그 중에도 즉위 20년 해인 1795년에는 그의 어머니 현경왕후(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행했던 대규모 행차가 을묘년 화성 행차이다. 이 행차에 대한 기록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하게 남겨져 있다.

당시의 행차를 재현해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이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자체 연합축제다. 1996년 수원시가 능행차의 일부 수원 구간(8㎞)을 재현하면서 시작됐다. 2016년부터 서울시가 참여해 창덕궁~수원화성까지의 행렬을 재현하고, 2017년부터는 화성시의 참여로 창덕궁에서 융릉까지 전 구간을 재현했다. 2018년부터는 경기도가 함께 참여하여 상생협력의 기반을 다졌다.

전체 59㎞에 달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크게 4개 구간으로 나뉜다. 8일 오전 10시 서울 창덕궁을 시작으로 광화문광장~노들섬~시흥 행궁 구간에 400여명이 참여한다.

서울 창덕궁에서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하는 모습.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3.10.04.
서울 창덕궁에서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하는 모습.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2023.10.04.

서울에서는 총 200명의 행렬이 말 20필을 이끌고 일부 구간씩 나눠 행렬을 재현한다. 강북구간은 창덕궁부터 종로3가를 지나 세종대로 사거리까지이며, 강북구간 행렬 종료 후 노들섬 배다리 마당무대에서 배다리 도하 의식을 재현한다. 그 후 강남구간인 금천구청~시흥5동 주민센터의 행렬이 이어진다. 특히 서울구간의 노들섬 행사에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보유자 등과 함께하는 ‘2023 서울무형문화축제’도 진행해 보다 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광화문광장 등 주요 거점별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창덕궁 출궁 의식부터 시작해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지는 여정에서는 정조가 혜경궁 홍씨에게 미음을 올리는 미음다반, 잡귀를 쫓는 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퍼포먼스인 나례 퍼포먼스 등을 진행한다.

안양과 의왕을 지나는 경기도 구간은 9일 오전 9시에 출발한다. 금천구청~석수체육공원~엘에스로~의왕기아차 등을 거치는데 150여명이 참여하며, 지역별 전통놀이와 격쟁, 자객공방전 등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수원 구간은 9일 오후 1시부터 노송지대~종합운동장~행궁광장을 지나며, 행렬에 총 2300여명 이상이 참여한다. 3개의 구간으로 나뉘는 수원 구간 중 1구간의 거점은 노송지대다. 정조대왕이 말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하면 신하들이 정조를 맞는 총리대신 정조맞이를 재현한다. 이 재현은 만석거 인근에서 총리대신 채제공이 정조를 맞이했던 일성록의 기록을 따른다.

2구간은(수원종합운동장~장안문~여민각~연무대) 수원 구간 중 가장 중점적으로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구간이다. 해당 구간에는 재현행렬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장안문, 한옥기술전시관, 신진프라자, 여민각 등의 지점에서 시민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시민단체 및 동아리 19개팀 300여명이 참여해 농악, 사물놀이, 댄스, 태권도, 북놀이, 난타, 치어리딩은 물론 외국 전통공연까지 볼거리를 제공한다.

재현행렬의 시작에 앞서 300여명에 달하는 연합풍물단의 길놀이가 능행차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어 반차도에 따라 복식을 착장하고 역할을 배정받은 출연자와 시민 등 800명이 참여하는 재현행렬은 전통 행렬 그대로를 재현한다. 재현행렬은 수원종합운동장~장안문~여민각을 거쳐 연무대에 도착할 예정이다.

본행렬 뒤로는 시민들의 행렬이 따른다. 개별적으로 복장과 소품 등을 활용해 자유롭게 코스프레를 하고 퍼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신청한 단체와 유료 체험을 미리 신청한 시민 등 500여명이 참여한다.

그 뒤로는 수원지역 시민단체와 예술단체에 소속된 400여명이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홍보하는 퍼레이드를 이어간다. 뮤지컬, 이동형 퍼포먼스, 거대 오브제 퍼레이드, 전통농악, 인형극, 문학 퍼포먼스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문화예술 장르들을 볼 수 있다.

남은 행차길인 수원 대황교동에서 화성 융릉으로 향하는 행렬은 8일에 재현한다. 수원3구간과 화성구간의 본행렬이 오전 11시 대황교동에서 시작해 황구지천 제방도로~현충공원~안녕리표석~안녕초등학교~장조4로~정조효공원 등을 지난다. 700여명의 인원이 참여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화성행궁 출국의식은 오후 2시 별도로 진행한다.

이 기간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서울, 수원, 화성 시내 일부 구간에서는 교통이 통제된다. 서울 구간에서는 8일 오전 3시부터 11시 30분까지는 율곡로, 돈화문로, 종로 일부 구간, 오후 4시 30분부터 6시까지는 금천구청 앞 삼거리~금천구청입구 교차로~S-Oil 주유소 삼거리는 일부 구간 통제, S-Oil 주유소 삼거리~시흥5동 주민센터 앞은 전체구간이 통제된다. 단 대우당약국~시흥5동 주민센터는 8일 하루 통제된다.

경기·수원구간에서는 8일 오전 10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 비행장삼거리~대황교동 화물주차장 방면 일부 통제가 이뤄진다. 9일에는 오전 8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금천구청 앞 삼거리~안양역~엘에스로~포도원사거리~의왕기아자동차 앞 구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노송지대~수원종합운동장 구간이 행렬 이동에 따라 일부 통제된다.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수원종합운동장~장안문~여민각~연무대 구간은 전면 통제된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환갑을 맞이해 한층 더 풍성해진 수원화성문화제와 대한민국 최대 왕실 퍼레이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이 가을 축제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문화유산으로 빚어낸 시민 모두의 축제를 완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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