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발언부터 백지신탁까지
金 청문회 시작 전부터 ‘삐걱’
유인촌 청문보고서는 채택 전망
尹, 재송부 후 임명 강행할 듯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회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거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 갈등 최고조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가장 큰 파열음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인사청문회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다.
김 후보자는 위키트리 부회장 시절인 지난 2012년 9월 17일 위키트리 소셜방송 ‘김형완 시사인권토크 낙태, 태아인권 vs 여성인권’에서 “한국 남자들이 필리핀 여자를 취해서 애를 낳고 도망치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을 적에 사회·경제적 지원 이전 우리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어떻게 해서든지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김 후보자의 발언은 강간한 여성에 대한 출산을 동의하는 뜻으로 읽혀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또한 김 후보자는 2013년 청와대 대변인 시절 본인과 가족 소유의 위키트리 주식을 공동창업자, 시누이, 배우자 친구에게 팔았다가 다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백지신탁을 피하려 이해관계자에게 잠시 맡겨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김 후보자가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지분을 다시 사들이기 직전 회사 영업이익은 급감했고 사들인 이후엔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여러 논란에 “청문회에서 다 설명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는 제출도 안 된 상태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단독 개최를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보이콧 의사를 밝혀 인사청문회는 파행을 빚을 뻔했으나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을 통해 정상 진행되도록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가위원장과 양당 간사 간에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 협의가 이뤄져서 내일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이야기됐다”고 밝혔다.
신 후보자의 경우 국회는 지난달 2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으나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종료됐다. 그는 ▲“문재인 모가지 따는 건 시간 문제” ▲“이완용 매국노지만 어쩔 수 없어” ▲“12.12는 나라 구하는 일” “5.16은 혁명” 등 원색적인 발언과 부적절한 역사관이 영향을 미쳐 야당에서 부적격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과거 막말 사실과 MB 블랙리스트 의혹이 있다. 막말 논란은 유 후보자가 2008년 국회 국정감사 회의 정회 직후 자신을 촬영하는 사진 기자를 향해 막말을 퍼부은 사건이다. MB 블랙리스트 의혹은 유 후보자가 2008년 문체부 장관 재직 당시 산하 공공기관장 사퇴 압박을 주도했다는 내용이다.
유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여야 이견이 없어 국회 문턱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유 후보자에 대한 야당 증거가 분명한 것이 아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윤덕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신원식이나 김행처럼 현재까지는 큰 건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5일까지 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만일 부득이한 사유로 국무위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치지 못해 국회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은 그 다음날부터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국회에 경과보고서 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6일 이후 국회에 경과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경과보고서는 국회 문턱을 끝내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재송부 요청 기한 이후 김행, 신원식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