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국제정원박람회장

네덜란드 정원 등 사진 명소
각양각색 물든 꽃 운치 더해
순천만습지 빽빽한 갈대밭 길
목조데크따라 갯벌생물도 봐
추석 당일 관람객 700만 돌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이 가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해 방문객을 맞는다. 사진은 노을 명소인 노을정원에서 관람객들이 가든 클래식 공연을 즐기는 모습.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이 가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해 방문객을 맞는다. 사진은 노을 명소인 노을정원에서 관람객들이 가든 클래식 공연을 즐기는 모습.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봄,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도 새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가을 정원의 매력을 듬뿍 담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놓쳐선 안 될 포인트를 소개해 본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억만 송이에 달하는 국화는 무지개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색깔까지 더해져 화려함이 극치에 달한다.

◆가을꽃 매력에 화려한 분위기 더해져

노을 명소로 꼽히는 노을정원은 노란색과 핑크색 국화 사이에 빨간색 국화를 심어 들불처럼 번지며 커지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했다. 여기에 포인세티아 1만본까지 더해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람회장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네덜란드 정원은 초록 풍차 앞 국화뿐만 아니라 국화꽃 조형물까지 더해져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 억만 송이 국화꽃이 피어있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 억만 송이 국화꽃이 피어있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국화를 자수 화단으로 연출해 흑두루미를 표현한 나르샤정원도 볼 만하다. 또 색상 대비와 다양한 연출 패턴으로 국화의 화려함을 돋보인 오천그린광장도 가을의 매력에 풍덩 빠지도록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울길 광장은 국화와 어울리는 사루비아와 메리골드를, 동천 뱃길을 따라선 붉은 메밀이, 쉴랑게 인근 나눔숲과 비오톱습지는 황화코스모스로 물들어 가을정원의 운치를 더한다.

◆황금빛 갈대 마음 흔드는 순천만습지

황금빛 갈대군락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계절이 왔다. 가을바람을 타고 넘실대는 황금 갈대는 절경을 기다렸던 사람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S자형 수로를 둘러싼 빽빽한 갈대밭 규모만 무려 160만평(5.4㎢)에 달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갈대밭 사이에 놓은 목조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갈대뿐만 아니라 짱뚱어, 칠게 등 다양한 갯벌 생물도 만날 수 있다.

순천만습지의 갈대군락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순천만습지의 갈대군락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특히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순천만은 S자형 물길과 어우러져 낙조 시간에 맞춰 가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를 사진에 담으려는 방문객들도 줄지어 있기로 유명하다.

정원박람회를 맞아 새롭게 놓인 4.5㎞의 순천만 어싱길을 걸으며 자연이 빚어낸 순천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껴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정원에서 영화 감상 ‘남도영화제’

오는 11일 오후 6시에는 순천만 국가정원 오천그린광장에서 배우, 감독의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이 개막한다. 전라남도와 순천시가 주최하고 ㈔전남영상위원회가 주관하는 남도영화제는 관람객 3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을밤 ‘영화의 정원을 거닐다’라는 주제 아래 경연, 산보, 풍광, 동행, 여흥이란 5개 세션을 구성해 관람객이 남도의 매력에 빠지도록 구성했다.

개막식 첫 작품은 정다운 영화감독의 ‘땅에 쓰는 시’로 오천그린광장에서 상영한다.

오천그린광장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오천그린광장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특히 오는 12일에는 오천그린광장에서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삶을 다룬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를 상영할 예정이다. 정원 시네마 콘서트도 오천그린광장 NDFF 특설무대에서 펼쳐질 예정이어서 가을 정원을 만끽하며 눈과 귀까지 힐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에선 순천만국가정원 오천그린광장, 조례호수공원, 순천 CGV, 전남도 동부지역본부 이순신 강당 등 6개소, 11개 스크린에서 25개국 97편의 작품을 무료 상영한다.

◆황금연휴에 발길 이어져, 상권도 활기

정원박람회는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누적 관람객 수 700만명을 돌파했으며 30일 하루 동안에만 21만 5828명이 다녀가 일일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봄꽃이 절정이었던 개장 초 4월 15일 관람객 수 19만 1959명을 뛰어넘어 5개월 만에 일일 최다 관람객 수의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추석 연휴 사흘 동안만 누적 관람객 수도 73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10년 전 박람회 때 같은 기간(184일) 동안 440만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하면 1.5배가 넘는 수치다.

순천만국가정원에 황화코스모스가 활짝 핀 모습.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순천만국가정원에 황화코스모스가 활짝 핀 모습.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이같이 추석 연휴에도 ‘힙한’ 정원박람회에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특수를 맞은 상인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이들은 “밀려드는 손님으로 장사가 대박 났다” “재료가 일찍 소진돼 마감을 빨리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와 차량을 비롯한 인파들이 몰리면서 박람회장 인근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등 주변 상권뿐만 아니라 원도심까지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원도심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한 식당은 점심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2시가 다 되도록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다른 식당들도 카페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정원박람회 관람객들이 도심 곳곳에서 주머니를 열며 골목 경제를 살리고 있다.

순천만의 가을 모습.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순천만의 가을 모습.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원도심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은 “이번 추석은 연휴도 길어서 걱정했는데 정원박람회 때문에 장사가 대박 났다”며 “박람회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줘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생태가 경제를 견인한다는 기존의 판을 바꾼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정원박람회 흥행의 효과가 도심 상권까지 이어져 지역 경제에 활력이 되고 있다.

그린아일랜드를 거니는 관람객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그린아일랜드를 거니는 관람객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10.04.

황금연휴를 맞아 순천을 찾은 관람객들은 “정원박람회가 좋다는 입소문을 듣고 왔다. 진짜 유럽에 온 것 같다. 비행기 타고 해외 갈 필요 없이 순천에서 제대로 힐링하고 간다”는 등의 소감을 전했다.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았다는 향우 관람객은 “객지에서 순천 출신이라 하면 정원박람회 얘기를 먼저 한다”며 “정원박람회로 순천이 확실히 전국에 알려져 정말 자랑스럽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노관규 이사장(순천시장)은 “높은 시선을 갖춘 순천시민이 있었기에 관람객의 발길을 끌며 정원박람회가 순항하고 있다”며 “이제 봄, 여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가을정원이 준비돼 있다. 올가을, 억만 송이 국화로 물든 정원과 황금빛 갈대로 출렁이는 순천만, 그리고 6만평에 달하는 오천그린광장에서 열리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을 즐기면서 정원의 정수를 느껴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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