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하원장 “살아남을 것”
“자기 당 대신 민주당과 협력”
민주당 따라 해임 가·부 결정
‘셧다운’ 위기 11월로 미뤄져

미국 연방정부 업무정지 이른바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임시 예산안 처리 후 매카시 하원의장이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공화당 내 분열된 모습이 보이고 있다. ‘셧다운’ 하루 전날 공화당 의원 126명과 민주당 의원 209명이 임시 예산안을 지지해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美 임시 예산안 상원 통과 순간 (출처: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업무정지 이른바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임시 예산안 처리 후 매카시 하원의장이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공화당 내 분열된 모습이 보이고 있다. ‘셧다운’ 하루 전날 공화당 의원 126명과 민주당 의원 209명이 임시 예산안을 지지해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美 임시 예산안 상원 통과 순간 (출처: A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국 연방정부 업무정지 이른바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임시 예산안 처리 후 공화당이 급격히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이 당 강경파의 당파적 법안 요구를 철회한 후 45일간의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셧다운’ 위기가 11월 중순으로 미뤄지게 된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민주당의 지지에 힘입어 임시 예산안을 처리하자 공화당 강경파는 하원의장 해임을 추진하고 나섰다.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공화, 플로리다)은 “하원 지도자가 지난 주말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민주당과 협력했다”며 “이번 주에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카시 의장은 지난 1월 하원 보수파와 합의를 했고 그 이후로 반복적으로 그 합의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의원은 친트럼프 계로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매카시 의원이다. 그는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와 함께 임시예산 처리 과정에서 추가로 정부지출 대폭 삭감, 강경한 이민정책 반영 등을 요구하며 셧다운 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에 매카시 의장은 정치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내용은 제외한 ‘임시예산안’을 상정해 하원에서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투표에 앞서 기자들에게 “극단적인 MAGA(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을 지칭) 공화당원은 패했고 미국 국민은 승리했다”고 말했다. 투표결과는 공화당 의원 126명과 민주당 의원 209명이 지지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매카시 하원의장이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는 비판이 공화당 내에서 나왔다.

프리덤 코커스 의장인 앤디 빅스 하원의원(공화, 애리조나)은 전날 임시예산안 처리 뒤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케빈 매카시 의장은 오늘 자기 당의 편에 서는 대신 209명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정부지출 수준과 정책들을 유지하는 임시예산안을 처리했다”고 비난했다.

매카시를 비판해 온 또 다른 강경파 하원의원인 엘리 크레인(공화, 애리조나)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매카시 하원의장의 축출을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현재 하원 규칙에 따르면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은 개별 의원이 제출할 수 있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지난 1월 15차례 투표 끝에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의 협조를 받기 위해 기준을 완화한 결과다. 해임결의안이 제출되면 이는 긴급 사안으로 다른 의사 일정보다 우선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하게 된다. 해임결의안 가결 정족수는 단순 과반인 218명이다.

외신은 매카시 하원의장은 당내 대다수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해임결의안 부결을 위해서는 민주당의 표가 일부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게이츠 의원은 “매카시 하원의장이 하원의장직을 유지하는 방법은 민주당이 도와주는 것”이라면서 “아마 그들(민주당)은 그렇게 할 것이며 매카시 의장도 민주당과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매카시 의장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해임결의안과 관련해 “그건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그(게이츠 의원)는 내가 하원의장에 출마할 때부터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게이츠 의원과의 개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또 게이츠 의원에 대해 “그는 뭔가를 하는 것보다 TV 인터뷰를 확보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며 “나에게 불리한 소송을 제기하고 싶다면 가져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고위 소식통은 “매카시 의장이 민주당과 협력하는 데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민주당) 간부회 회원들은 매카시를 구하는 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유세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화당이 “훨씬 더 나은 협상을 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지만 매카시 의장이 의장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하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무디스 신용평가사는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신용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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