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의 자식 자퇴하라”

(의정부=연합뉴스) 24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교육지원청에서 전국교직원노조 경기지부가 초등교사 사망 관련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년 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와 관련해 진상 조사 중이다. 2023.8.24
(의정부=연합뉴스) 24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교육지원청에서 전국교직원노조 경기지부가 초등교사 사망 관련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년 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와 관련해 진상 조사 중이다. 2023.8.24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2년 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고 이영승 교사 사건에 대한 공분 여론이 식지 않고 있다.

자녀가 수업 시간에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치자 이 교사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학부모 A씨가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에 항의가 빗발쳤고 그의 자녀 B씨가 다니는 대학교에는 자퇴를 촉구하는 항의 대자보도 내걸렸다.

23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퓨니티 등에서는 A씨 자녀로 보이는 대학생 B씨의 신상정보가 공유됐고 그가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학교 앞에는 종이 팻말 형식의 항의 대자보까지 게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항의문에는 A씨가 이 교사에 대한 갑질 등이 간략하게 정리돼 있고 ‘학교 먹칠하지 말고 자퇴하라’, ‘악녀의 자식이 다니고 있는데 그 학생 자퇴하길 바란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이같이 분노 여론이 식지 않고 갈수록 확산하자 A씨의 근무지인 지역농협은 급기야 지난 22일 자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지역농협은 19일 해당 학부모를 대기발령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의 한 학생 B씨가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등을 다친 일로 이 학생의 학부모 A씨로부터 반복적인 연락을 받았다.

이 학부모 A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휴직하고 입대한 이 교사에게 지속해서 연락했다. 결국 이 교사는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원씩 400만원을 학부모에게 치료비로 줬다.

경기도교육청은 A씨를 비롯해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의혹이 제기된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도 A씨의 치료비 강요 여부 등을 집중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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