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1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2명의 사망원인 조사한 결과 고(故) 이영승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교권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교육청) ⓒ천지일보 2023.09.21.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1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2명의 사망원인 조사한 결과 고(故) 이영승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교권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교육청) ⓒ천지일보 2023.09.21.

[천지일보 경기=김서정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2명의 사망원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고(故) 이영승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교권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8월 1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4개 부서, 총 13명으로 구성된 합동대응반을 꾸려 호원초 교사들의 사망원인을 집중 조사했다. 

조사결과 고(故) 이영승 교사는 부임 첫 해 수업 도중 손을 다친 학생 A군의 부모로부터 4년간 보상 요구를 받아왔고, 이를 사비로 충당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일대에 화환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 화환에는 해당 학교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故) 김은지·이영승 교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문구가 쓰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3.09.21.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일대에 화환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 화환에는 해당 학교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故) 김은지·이영승 교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문구가 쓰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3.09.21.

지난 2016년 이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6학년 교실에서 제자인 A군이 페트병을 자르다 커터칼에 손을 베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A군의 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보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A군의 부모는 휴직을 하고 군 복무 중인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만남과 보상을 요구해 왔다. 복직 후에도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매달 50만원 씩 8차례에 걸쳐 총 400만원을 받았다. 학교 측에서는 이 교사에게 해당 민원을 직접 해결하라는 지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이영승 교사를 괴롭힌 학부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학교는 교사의 사망 이후 학부모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있었음을 인지하고도 필요한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도교육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도와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학교 관리자와 기타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2년 전 사망한 고(故) 이영승 교사가 학부모에게 매달 50만원 씩 총 400만원을 입금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은 이영승 교사의 예금거래 내역서. (출처: MBC) ⓒ천지일보 2023.09.21.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2년 전 사망한 고(故) 이영승 교사가 학부모에게 매달 50만원 씩 총 400만원을 입금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은 이영승 교사의 예금거래 내역서. (출처: MBC) ⓒ천지일보 2023.09.21.

의정부 호원초 교사 사망사건은 지난  2021년 6월과 12월 경기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학교측은 두 교사의 사망 사실을 단순 추락사로 도교육청에 보고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많은 선생님들이 여러 민원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이제 선생님들께서 이런 일을 당할 때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교육청이 마련한 교권보호 핫라인이나 SOS 법률지원단 등 제도를 활용해 교육청이 나설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같은해 6월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고(故) 김은지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침해 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4일 경기교사노동조합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사혁신처 앞에서 경기 의정부 호원초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故) 김은지·이영승 교사의 명예 회복을 위한 순직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 2023.09.21.
지난 4일 경기교사노동조합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사혁신처 앞에서 경기 의정부 호원초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故) 김은지·이영승 교사의 명예 회복을 위한 순직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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