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지난 내달 가능할 듯
노조, 수서행 KTX 운영 요구
국토부 “민영화 허상에 반발”
코레일 사장 “피해액 75억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이 끝난 18일 오후 서울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14일 오전 9시부터 벌인 파업을 이날 오전 9시 종료했다. 코레일은 고속철도(KTX)는 오후 5시, 일반·화물열차는 오후 6시, 수도권 전철은 오후 9시 이후부터 정상 운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 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이 끝난 18일 오후 서울역에서 승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14일 오전 9시부터 벌인 파업을 이날 오전 9시 종료했다. 코레일은 고속철도(KTX)는 오후 5시, 일반·화물열차는 오후 6시, 수도권 전철은 오후 9시 이후부터 정상 운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18일 오전 9시를 기해 1차 총파업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정부와 사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서 무기한 2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게 철도노조의 입장이다. 다만 철도노조의 2차 파업은 추석 연휴가 지난 다음달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노조원 복귀 예정 시각인 오전 9시를 전후해 파업 기간 운행 중지한 열차를 순차적으로 운행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파업은 오전 9시에 끝나지만 고속철도(KTX)와 일반 열차는 이날 밤까지 단계적으로 운행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역시 열차표 구하기가 평소보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18일 조합원 복귀 교육 및 적합성 판단, 차량 편성운용 등을 고려할 때 KTX는 이날 오후 5시, 일반열차와 화물열차 6시, 수도권전철은 오후 9시 이후 열차가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전체 열차 운행률은 평시대비 89.7%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X는 87.1%,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는 86.2% 운행하고, 광역전철(수도권전철 등)은 93.2% 운행한다. 다만 광역전철은 출퇴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출근시간대 95%, 퇴근시간대 99% 운행한다.

철도노조는 지난 1일 증편한 부산∼서울 KTX 종착역을 수서역으로 변경하고, KTX와 SRT 고속차량 통합 열차 운행, KTX와 SRT 연결 운행,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면서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한시적 총파업을 이어왔다. 2019년 이후 4년여만에 파업이다.

노조는 나흘간 파업을 마치면서도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2차 무기한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힌 ‘수서역 KTX’ 운행에 대해 국토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을 확인한 후에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국토교통부가 SRT 경부선 수서∼부산 간 좌석을 하루 최대 4920석(11.2%) 감축하면서 또 다른 지역갈등과 열차 대란을 유발했다고 노조는 지적하고 있다. 좌석 축소로 발생한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수서행 KTX를 운영해야 한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또한 국토부가 부산~수서 고속열차를 축소해 전라·동해·경전선에 투입하기로 한 방안 역시 철도 분할체제를 고착화하는 민영화 포석이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철도 민영화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철도노조가 허상을 앞세운 명분으로 인위적인 파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토부는 노조 파업에 대해 “실체 없는 민영화에 대한 반발”이라고 평가한 반면, 노조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자는 것”이라며 양측간에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 지난 7월부터 6차례의 실무교섭과 1차례의 본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도 결렬되면서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1차 총파업 과정에서도 사측과 공식적 교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노조는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2차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노사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기간의 파업은 노사와 정부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는 만큼 이 기간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노조 총파업이 시작된 14일 오후 광주송정역에서 철도노조 호남본부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철도노조 총파업이 시작된 14일 오후 광주송정역에서 철도노조 호남본부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철도노조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사측 입장 변화를 기다리며 조직을 다지는 등 다음 투쟁에 대비할 방침”이라며 “짧지만,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한 철도노동자의 발걸음은 제2차 총파업을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적으로 정해 놓은 시점은 있지만, 국토부와 사측 반응을 보고 정확한 일정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1차 파업은 경고성 파업이었지만 2차 파업은 무기한 총파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귀경길에 나설 국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시점으로 잡을지, 연휴 이전에 총파업에 들어갈지 내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서울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 불편이 크고 (국민)안전사고 우려도 큰 상황이다”라면서 “철도정책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앞세워 논의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노조와의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추석 기간 2차 파업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사장은 “노조도 국민의 불편을 도외시하는 집단은 아니어서 추석 전 2차 파업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노조 측과 긴밀히 협의해 추석 전 파업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이번 4일간 총파업에 따른 피해액을 약 75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 14∼17일 물류·화물 열차 운행량이 평소 일평균 117회에서 38회로, 수송량은 일평균 6만t에서 2만t으로 크게 줄었다.

코레일은 향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철도 수송 분담률이 20%로 높은 시멘트부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24일∼지난 1일 태업 행위도 위법 요소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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