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점등에모기’로 명명

독도의용수비대 증언. (제공: 환경부) ⓒ천지일보 2023.09.18.
독도의용수비대 증언. (제공: 환경부) ⓒ천지일보 2023.09.18.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70여년간 독도경비대원을 괴롭혀 깔따구로 알려진 흡혈성 곤충이 독도에만 서식하는 신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과 배연재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진은 2022년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통해 이 곤충을 ‘독도점등에모기’로 명명했다. 독도점등에모기는 파리목(Order Diptera), 등에모기과(Family Ceratopogonidae), 점등에모기속(Genus Culicoides)에 속한다.

독도점등에모기 성충. (제공: 환경부) ⓒ천지일보 2023.09.18.
독도점등에모기 성충. (제공: 환경부) ⓒ천지일보 2023.09.18.

이 종은 깨알만 한 크기(몸길이 2~3mm)로 눈에 잘 띄지 않아 그동안 깔따구로 오인돼 왔다.

하지만 주둥이가 퇴화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깔따구와는 달리 점등에모기의 성충은 식물의 즙이나 꿀을 먹고 산란기의 암컷은 척추동물의 피부와 모세혈관을 이빨로 찢어 나오는 혈액을 흡혈한다.

이번에 확인된 독도점등에모기는 자발적으로 결성됐던 독도의용수비대원이 1953년 당시 고통을 증언할 정도로 오랜 기간 독도경비대원을 괴롭혀왔다.

독도점등에모기는 몸길이 2~3㎜ 크기의 미소파리로 날개에 흰 점이 있으며 날개 앞쪽의 첫 번째 흰 점 안에 검은 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활사에 관해 알려진 바는 많지 않으나 유충은 부패한 동물 사체가 있는 물웅덩이에서도 서식할 정도로 오염된 서식처에서 잘 견디며, 성충은 빛을 향해 모이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컷 성충의 경우 산란을 위해 척추동물을 이빨로 깨물어서 흡혈한다.

연구진은 독도의 지명을 딴 독도점등에모기의 형태 및 생태정보를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에 투고했으며 올해 말에 국가생물종목록에도 등재할 예정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독도수비대원들을 괴롭히고 있는 곤충의 실체를 70여 년 만에 밝힌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등에모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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