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 해외 역대 최장 체류
4년 5개월 만에 북러 정상회담
극동지역 주요 군사시설 방문도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출처: 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5박 6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향하는 전용 방탄열차에 올랐다. 이번 북러 회담과 관련해 일각에선 ‘무기 거래’라는 위험한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서방의 우려가 고조되는 등 신냉전 구도가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오후 김 위원장이 탄 장갑 열차가 러시아 연해주 아르툠1 기차역에서 배웅을 받으며 떠났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 방문에 나선 지난 12일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인 하산역에 도착해 이날까지 총 5박 6일의 일정을 소화했다. 5박 6일은 김 위원장의 역대 최장 해외 체류 기간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해외에 나온 것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후 처음이다.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것이 그의 마지막 외국 방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4년 5개월 만에 다시 만나 4시간가량 회담했다.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는 등 군사 협력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항상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다”면서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주권 국가를 건설하는 데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이후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북한으로 정식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도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는 회담을 계기로 군사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등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위성 등 첨단 군사 기술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방은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를 거래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추가적인 제재 등을 경고하고 있다.

회담 이후에도 김 위원장은 러시아에 머물면서 극동 지역을 돌며 러시아의 주요 군 시설을 연달아 방문했다. 지난 15일에는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전투기 공장을 방문했다. 이어 16일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만나 군 비행장과 태평양사령부를 시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5와 스텔스 전투기 Su-57,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장거리 전략 폭격기 등 러시아의 전략 무기들을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일정 막바지에 군사 분야뿐 아니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둔 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저녁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을 관람했다. 17일엔 극동연방대를 방문 후 아쿠아리움에서 바다코끼리 공연을 봤다. 이어 연해주의 식품 산업 시설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모든 일정을 마치고 러시아 동부군관구 의장대와 태평양함대 사령부 군악대의 북한·러시아 국가 연주로 환송을 받았다. 군악대는 열차가 떠날 때 ‘슬라브 여인의 작별’ 행진곡을 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관계자들과 악수한 뒤 레드카펫이 깔린 임시 계단을 밟고 기차에 올랐다.

김 위원장을 배웅하는 장소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 등 러시아 관계자들이 함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연해주 아르툠1 역에서 북한으로 돌아가는 전용 열차에 탑승하기 전 러시아 관계자들의 환송을 받고 있다. (연해주 타스=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연해주 아르툠1 역에서 북한으로 돌아가는 전용 열차에 탑승하기 전 러시아 관계자들의 환송을 받고 있다. (연해주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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