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신뢰할 수 없다”
보수 “정치적 선동 안전”
중도 “국익 우선시 돼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23.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수산물업계 종사자들도 정치 성향에 따라 엇갈리는 반응이 나왔다.

현재 진보 진영인 야당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국제 여론전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의 정부·여당은 IAEA의 과학적 검증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지지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16일 천지일보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수산업계 종사자의 정치 성향에 따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현안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업자들의 입장도 지지하는 정당 의견의 결을 같이했다.

진보 성향의 업자들은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를 주장했다. 이들은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해양투기를 반대했다. 또한 일본 정부의 신뢰성을 문제 삼으며, 오염수 해양투기가 수산물 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7세인 진보 성향의 한 사장은 “과학적으로 투명하게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일본은 국제기구 등에 로비 같은 것도 하다 보니 아직 신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도 소비자이기 때문에 불안감이 있다”며 “한국과 인접 국가인 일본이 태평양에다 방류했는데 언제 해류가 바뀔지 모르지 않냐”고 했다.

또 다른 수산업자 김진성(가명, 50대, 남)씨는 “여당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1~2년 이내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몇 십 년간 방류하는데 어떻게 바다가 온전하겠냐”며 보수 측의 주장을 전면 반대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 자리한 한 가게 수조에 원산지 표시가 돼 있다. ⓒ천지일보 2023.08.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 자리한 한 가게 수조에 원산지 표시가 돼 있다. ⓒ천지일보 2023.08.23.

반면 보수 성향의 업자들은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안정성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과학적 근거에 따라 해양투기 안정성 검증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진보 측의 정치적 행보를 선동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자신을 우파라고 소개한 김영진(가명, 42세, 남)씨는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 데 계속 문제가 있다고 뉴스를 내보냈다”며 “오염수가 위험하다고 선동하는 좌파(진보 측)에 의해 손해가 크다”고 성토했다.

또 “안 그래도 장사하기 힘든데 오염수를 방류하기도 전부터 선동했던 것”이라며 “잘하는 정책이 있으면 솔직히 잘했다고 하는데 눈 씻고 쳐다봐도 없다. 진보를 더 싫어하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수산물 구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정부 행사가 도움이 됐다고도 덧붙였다.

이외 보수 성향 수산업자들은 “진보 측의 선동으로 생계(손해)가 심각하다”, “원래는 많이 치우치진 않았지만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건을 통해 더 보수화 됐다”, “진보 측은 앞과 뒤가 너무 틀려 못 믿겠다” 등의 의견을 표했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6.

중도층의 사장들은 정치적 문제로 다가갈 것이 아니라 국익이 최우선으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無)당이라고 밝힌 이일옥(남)씨는 “오염수가 터졌으니 과학적으로 철저히 검사해 근거를 통해 국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믿지를 못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말한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하면 안 된다”며 “여야가 똑같다”고 평가했다.

중도 성향인 정영수(가명, 50세)씨는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국민이 믿기에 신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살면서 항상 중도였다”며 “야당과 같이 협치를 통해 검증되고 인정할 만한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정책을 잘 펴나가는지 등을 보면서 지지한다”고 정치 성향을 밝혔다.

이어 “요즘은 검증된 물이라는 아리수도 정수기에 넣어 먹는다”며 “그런 세상에 한강에다가 오염수를 뿌린 것과 같다”고 했다. 또 “아무리 과학적으로 검증됐고 괜찮다고 하지만 어느 국민이 그걸 믿고 인정하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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