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K, 김정은 러 도착 영상도 공개

(하산 AF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의 영접을 받으며 웃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지난 10일 전용 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6시 하산에 도착했다. [러시아 천연자원부 제공] 2023.09.13
(하산 AF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의 영접을 받으며 웃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지난 10일 전용 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6시 하산에 도착했다. [러시아 천연자원부 제공] 2023.09.13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이 만날 장소로는 하바롭스크도 꼽혔지만  러시아 극동 우주기지가 있는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우주기지 방문을 직접 예고하면서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지난 2019년 4월 25일 이후 4년 5개월 만에 열리는 것으로, 북러 간 무기 관련 거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미국 등 서방이 북러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러 매체, 오늘 북러 정상회담

러시아 매체 RBK는 전날(12일)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13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오는 16일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교도 통신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할 것이라고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수십 년간 쌓아온 로켓과 인공위성 첨단 기술이 집약돼 운용되는 시설이다.

지난 10일 극비리에 북한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영상은 전날 처음 공개됐다. RBK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연해주 도착 영상을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 속에서 김 위원장은 러시아 군악대의 연주를 받으면서 기차에서 내린 뒤, 붉은 카펫 위를 걸으며 러시아 관리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전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해 환영 인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즐로프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두만강을 건너는 다리. 북한 지도자를 만났다”며 “김정은이 공식 초청으로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적었다. 글 내용으로 미뤄 이 영상은 김 위원장이 하산역에 도착했을 때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러 우주기지서 북러회담 성사된 배경은

북러 정상회담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이뤄진다면 북러 군사 협력 의지를 대외적으로 각인시키는 상징적인 행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게다가 북한은 최근 두 차례 군사 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뒤 다음달에 3차 시도에 나서겠다고 대내외에 공언한 터라 우주기술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에는 하바롭스크 주의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국방부도 전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의 정상회담 외의 다른 일정과 관련해 “동방경제포럼(EEF)이 개최되는 것을 고려할 때 그것과 연계된 일정이 있지 않겠느냐”며 간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방러 수행단이 외교라인이 주축이었던 4년 전과 다르게 재래식 무기와 위성·핵추진잠수함 기술 관련 군부 핵심 관계자들로 꾸려진 것도 이와 연관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진 러시아나 고립이 장기화되고 있는 북한 모두 이번 회담을 ‘군사적 돌파구’로 삼을 거란 국제사회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추진잠수함 등 핵심기술에 지원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엇갈리지만 북러 간 무기 관련 내용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인데, 실제 성사된다면 한반도 안보 비용이 급속히 증폭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가 불법 무기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일정을 시시각각 확인하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12일에는 미 국무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무기 거래 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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