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의원 7명 성명서 발표
“시의회 차원 조사할 것”
“위법 시 고발·감사청구”

오산시의회 의원들이 11일 오전 10시 경기 오산시의회 제2회의실에서 ‘체육회장의 오산시의회 비하 발언에 따른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 오산시의회) ⓒ천지일보 2023.09.11.
오산시의회 의원들이 11일 오전 10시 경기 오산시의회 제2회의실에서 ‘체육회장의 오산시의회 비하 발언에 따른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 오산시의회) ⓒ천지일보 2023.09.11.

[천지일보 오산=노희주 기자] 지난 9일 제35회 오산시민의 날 체육대회 개회식에서 권병규 오산시체육회장이 오산시의회를 비난하는 발언을 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권병규 체육회장은 시민의 날 체육대회 대회사에서 “체육회 예산을 삭감한 오산시의원들을 왜 내빈으로 소개하느냐?” “체육회 예산을 깎은 행위는 체육인을 무시하는 처사다” “시의원들은 선거철만 인사하고 다닌다” 등 많은 시민이 참여한 행사에서 공개적으로 시의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8일 오산시의회 예결위에서 찬성 5명, 기권 1명으로 오산시 체육회 워크숍 관련 추경예산 1100만원을 삭감했다. 이에 오산시의회 관계자는 “권병규 체육회장이 (추경예산 삭감에 대한) 불만을 품고 공개석상에서 시의회를 비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오산시의회 의원들은 “오산시의회는 예산을 심사하고 승인하는 대의기관으로서 시민이 부여해준 신성한 권한을 체육회장이 본분을 잊어버리고 몰상식하게 비난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성길용 오산시의회 의장은 “오산시 체육회는 자체 수익사업이 없어 회비 외에는 대부분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단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삭감된 예산을 시민의 날 행사에서 시의회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오산시체육회장의 독선과 오만이 24만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는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회식에 참석한 시민 최민수(가명)씨는 “모든 시민이 화합하는 시민의 날 행사에서 체육회장의 발언을 듣고 행사 취지를 변질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며 “민주적인 절차인 선거를 통해 선출한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는 결국 시민을 욕보이고 모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산시의회 의원들이 11일 오전 10시 경기 오산시의회 제2회의실에서 ‘체육회장의 오산시의회 비하 발언에 따른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 오산시의회) ⓒ천지일보 2023.09.11.
오산시의회 의원들이 11일 오전 10시 경기 오산시의회 제2회의실에서 ‘체육회장의 오산시의회 비하 발언에 따른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 오산시의회) ⓒ천지일보 2023.09.11.

이와 관련해 오산시의회는 11일 전체 의원 7명의 성명으로 권병규 체육회장의 자진사퇴 촉구를 결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길용 의장은 “많은 시민이 모인 공개된 장소에서 체육회장이 시의회를 비난한 것은 앞으로 체육회가 시의회 예산의결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해 체육회장으로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며 “체육인의 밤 예산(1300만원)과 유사한 워크숍 예산(1100만원)을 적법하게 삭감한 것이 어떻게 오산시 전체 체육인을 무시하는 행위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에도 이런 식으로 예산편성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시의회 차원에서 조사할 것이며 위법한 사항이 있을 시 고발 및 감사청구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개인 자격이 아닌 시민의 대표로 참석한 시의원들을 자신과 관련된 예산을 삭감했다는 이유로 내빈으로 소개받을 자격도 없다고 비하 발언하는 것은 체육회장이 시민의 날의 주인공인 오산시민을 무시한 태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체육회장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시민의 대의기관인 오산시의회와 오산시민을 체육대회 대회사에서 폄하한 발언에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자진사퇴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결의했다.

한편 성길용 의장은 “의원들 간의 논의 끝에 워크숍과 체육인의 밤 행사는 중복적 성격이 있다고 결론 내고 삭감하기로 것”이라고 체육회 예산 삭감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체육회장이 적법한 예산의결과정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여야를 따질 문제가 아닌 시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결의문 발표를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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