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부담할 이자만 24조원
한덕수 “이대로면 부도 못 면해”
14곳 중 9곳, 당기순손실 예고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제공: 한국전력공사) ⓒ천지일보 2022.07.01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제공: 한국전력공사) ⓒ천지일보 2022.07.01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6조 5천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전을 포함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14개 재무위험 공공기관은 올해 7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자산 매각, 사업 조정, 경영 효율화, 수익 확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재정 건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11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14개 재무위험 공공기관은 올해 6조 71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재무위험 기관’ 14곳 가운데 9개 기관이 올해 당기순손실을 보는 것으로 예측됐다.

예상 적자 규모는 한전이 가장 켰다. 국제 에너지 가격, 발전사 전력 도매가격(SMP) 급등에 따른 영향을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40% 가까이 전기요금을 올렸지만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온전히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못해서다.

한전의 당기순손실은 규모는 지난해 25조 2977억원에 이어 올해 6조 4193억원, 내년 17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2025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환율과 에너지 가격이 각각 5%·10% 오르는 ‘부정적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2027년까지 매년 적자가 지속되고 내년부터 사채(한전채) 한도를 넘기게 돼 연내 한전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적자가 지속되면 적립금이 줄어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한전채 발행한도가 줄게 된다.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 가운데 서부발전(-1058억원), 남부발전(-546억원), 남동발전(-406억원)도 올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레일의 당기순손실은 올해 3929억원, 내년 5395억원으로 예상했다. 전기료 인상, 코로나19 이후 운송 부문 수요 회복 지연, 금리 인상과 역세권 개발 지연 등에 따른 이자 비용 증대 등이 재무 악화 요인으로 꼽혔다.

그 밖에 한국지역난방공사(-2246억원), 대한석탄공사(-1499억원), 한국석유공사(-982억원), 한국수력원자력(-206억원)도 올해 당기순손실을 예고했다.

올해 적자를 예고한 9개 기관 중 내년에도 당기순이익이 적자일 것으로 예상한 기관은 한전, 한국석탄공사, 코레일 등 3곳이다.

대부분의 재무위험 기관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올해 1 미만일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해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전(-2.6배), 남동발전(-0.2배), 서부발전(-0.2배), 한국지역난방공사(-1.7배), LH(0.3배), 광해광업공단(-0.6배), 대한석탄공사(-1.3배), 코레일(-0.6배) 등이었다. 다만 한국석유공사(1.8배)와 한국가스공사(1.3배)는 1을 웃돌았다.

기재부의 2027년까지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상 한전 부채는 올해 말 205조 8천억원을 기록하고 2027년 226조 3천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올해 4조 4천억원, 2027년 5조 1천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한전은 부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국전력의 부채 문제와 관련해 이전 정부가 제때 전기요금 조정을 하지 않아 한전이 엄청난 적자를 안게 됐다며 “어떤 대책이든지 있지 않으면 한전이 부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 4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겼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전기요금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2021년 이후에만 47조원이 넘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본 것이 한전 총부채 급증의 주된 요인이다.

한전은 3분기 ‘반짝 흑자’를 냈다 4분기 다시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이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연결 기준 6조 3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내년부터 연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5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5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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