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출사 지역 '항동철길'

독서의 계절…책 테마 거리로

‘공트럴파크’에서 즐기는 산책

대표적인 출사 지역으로 꼽히는 항동철길 (출처: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9.08.
대표적인 출사 지역으로 꼽히는 항동철길 (출처: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9.08.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이 있다면, 더 이상 기차가 지나가지 않는 철길이 있다.

철길로의 소임을 다하고 기적 소리도 없이 외로이 남겨질 것만 같던 그 철길 위로 기차가 아닌 사람들의 발길이 닿고 있는 곳이 있다.

철도나 버스, 항공기, 페리선 등 일정한 노선을 가진 공공 교통수단이 더 이상 운행을 할 수 없게 돼 노선의 일부 또는 전부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것을 폐선(廢線)이라고 한다. 이때 철도의 경우 폐선된 노선은 일정한 노반이나 시설을 남기게 되는데 레일바이크 도입이나 레일 트레일 조성 등으로 관광지화하거나 다른 시설로 재활용하기도 한다.

그저 방치하거나 철거하는 것이 아닌 색다른 공간으로 꾸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게 만드는 곳으로 올 가을 여행을 떠나보자.

폐선을 재활용한 대표적인 곳인 항동철길 (출처: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9.08.
폐선을 재활용한 대표적인 곳인 항동철길 (출처: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9.08.

◆항동철길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항동철길이 폐선을 재활용한 대표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오류동역에서 분기돼 경기화학 등으로 이어지던 오류선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대표적인 산책로로 탈바꿈한 곳이다.

바로 옆에 푸른수목원까지 있어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무엇보다 대표적인 출사 지역으로 꼽히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이들도 많다.

도심 속 철길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로 데이트 명소로도 꼽히며,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하기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구로 항동철길은 과거 경기 화학공업주식회사(현 KG케미칼)가 1954년 부천시 옥길동에 공장을 지으면서 원료와 생산품을 운송하기 위해 만든 4.5㎞의 단선 철도로 부천공장이 폐쇄되면서 열차운행이 중단됐다.

이제는 녹슨 철길 침목 위에 쓰인 “OO살의 나를 만나다”라는 문구는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철길 위를 걸으며 잠시 삶을 반추하는 선물 같은 시간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길게 뻗은 철길 위를 걷고, 또 걷다 보면 인생의 힘들었던 시간들도 마주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에게 나지막이 속삭인다. 너라서 아름답다고 말이다.

지금껏 힘겹게 달려온 당신, 잠시 위로받고 싶다면,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항동철길을 한번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항동철길은 지하철 7호선 천왕역 3번 출구로 나와 쭉 직진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경의선책거리는 폐철도 부지에 만들어진 책 테마 거리다. ⓒ천지일보 2023.09.08.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경의선책거리는 폐철도 부지에 만들어진 책 테마 거리다. ⓒ천지일보 2023.09.08.

◆경의선책거리

아, 가을은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 않았던가.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 독서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고 싶다면 경의선책거리로 나들이를 떠나보자.

경의선책거리는 폐철도 부지에 만들어진 책 테마 거리로 지난 2016년 10월 조성됐다. 경의선 일부 구간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지상에 남은 공간을 이용해 조성한 거리로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6번, 7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다.

마포구가 경의선책거리와 경의선숲길로 조성한 이 거리는 마포구에서 용산까지 이어지는 6.3㎞의 직선 공원으로 시민들의 산책명소로 유명해진 곳이다. 특히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와우교 사이에 조성된 책거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휴관일을 제외한 1년 312일 책 전시와 판매, 강연, 낭독, 저자와 만남, 체험, 교육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며, 책방과 각종 조형물이 ‘독서’ 욕구를 일으키기 충분하다. 올 가을, 추억의 책장을 한 번 넘겨보는 것을 어떨까.

◆경춘선숲길

폐철길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한 경춘선숲길 (출처: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9.08.
폐철길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한 경춘선숲길 (출처: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9.08.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일대에서부터 공릉동과 화랑대역을 지나 담터마을 인근까지 이어진 5.4㎞ 길이의 공원으로 조성된 경춘선숲길도 가을에 산책하기 좋은 안성맞춤이다.

경춘선숲길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서울과 춘천을 연결했던 곳으로 2010년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된 폐철길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특히 공릉동 구간은 인근의 공릉동 도깨비 시장과 연계돼 카페와 펍이 많이 생겨나면서 미국의 센트럴파크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돼 ‘공트럴파크(공릉동+센트럴파크)’로 불리기도 한다.

경춘선숲길 (출처: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9.08.
경춘선숲길 (출처: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9.08.

경춘선숲길은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4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출구에서부터 안내판이 잘 돼 있어 초행길이라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렇게 걷다 보면 화랑대 철도공원과 노원불빛정원도 만날 수 있다.

노원불빛정원은 옛 화랑대역의 정취에 불빛 감성을 더한 서울 최초의 야간 불빛정원으로 연중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다만 월요일은 휴무이며 일몰 전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화랑대 철도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모습의 기차들이 정차돼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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