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혜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만간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양측의 군사적·경제적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장회의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지난해 말 용병부대가 사용할 보병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했으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거래를 통해 러시아군에 이보다 많은 대량의 무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를 공급하면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지시간으로 5일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행위는 북한에 좋을 게 없다”면서 “이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러 회담과 무기 거래가 이뤄질 경우 양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경제협력을 강화하면 고립에서 벗어나 한미일 3각 공조에 맞서 러·중국 등 강력한 우방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미국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극심한 식량난과 기아를 겪는 북한이 무기를 내주고 세계 최대 식량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식량을 챙길 수 있다는 점도 지목됩니다.

현재 러시아 측은 탄약을 대량으로 지원받길 원하고 북한 측은 위성과 핵추진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관련 기술을 제공받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양측의 득실이 맞아떨어지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고, 합동 군사훈련 등을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에 맞서 공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미 외신은 분석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와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탄약 등 무기 부족을 겪고 있으며,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에 북한 노동자를 파견해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가진 한계점도 지적됩니다. 북한 내 무기공장이 300곳에 달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긴 시간 제재를 받아오면서 이들 무기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외신은 지적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560여일째 장기전을 치르면서 탄약 등 무기 부족을 겪고 있지만, 북한의 무기 공급 능력이 이를 뒷받침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추가 제재를 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날 백악관 측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인 목숨을 가져갈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하지 않겠다는 공개약속을 지킬 것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의 무기 공급 능력이 제한적인 만큼, 러시아가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출신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의 지지와 지원을 과시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무기 판매, 원조, 러시아로 노동자 파견 등의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에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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