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소설, 시, 수필, 편지글 등을 작성할 수 있는 시대를 맞아 AI는 더 이상 낯선 기술이 아닌 ‘친숙한’ 기술로 우리 일상 깊이 자리를 잡게 됐다. 본지는 일상 속에 스며든 AI의 종류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실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활용도가 높은지 등을 분석하고 살펴보는 기획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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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AI 도입으로 고객 유치전

다양한 고객 맞춤형 상담 가능해

AI, 개인 대출 상환일자 등도 안내

한도조회·서류제출·심사·실행까지

은행 AI 챗봇으로 업무 진행 가능

생산 적용 시 역량 4700억 달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대화·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출시는 AI 산업의 급격한 발전과 더불어 금융 산업에도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과 IoT 장비가 널리 보급되면서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고 딥러닝 학습 알고리즘까지 더해져 AI 산업은 날개를 단 듯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금융권에서도 역시 디지털 전환(DT)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AI 산업과 금융업의 만남으로 새로운 디지털 혁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은 ‘AI 시대’ 도래에 발맞춰 각종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서비스 큐디(Qd) 3.0 서비스. (제공: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의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서비스 큐디(Qd) 3.0 서비스. (제공: KB국민카드)

◆은행권, 챗봇 위주의 AI 도입

은행권에는 챗봇 서비스 위주로 AI가 도입되고 있다. AI 도입은 은행 입장에선 맞춤형 상담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고, 고객의 경우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기에 서로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전환이 진행된 시중은행의 경우 은행 업무 외 자산관리 서비스를 AI 챗봇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곧 FCC 챗봇을 도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계좌 조회 등 은행 업무는 물론 금융 스케줄을 분석해 대출 상환일자 등도 안내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AI 도입을 통해 지난 6월 보험, 증권 등 KB금융 계열사의 상담 업무도 함께 처리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AI 챗봇 ‘오로라’와 음성봇 ‘쏠리’를 운영하고 있다. 오로라는 은행 업무 외에도 비대면 상담 내역을 분석해 연령과 상품 가입 이력, 관심 상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오로라는 고객이 많이 질문한 내용 등을 분석해 MY 서비스에 추가해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인 ‘오로라(Orora)’를 고도화했다. (제공: 신한은행) ⓒ천지일보 2022.2.25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인 ‘오로라(Orora)’를 고도화했다. (제공: 신한은행) ⓒ천지일보 2022.2.25

하나은행은 AI 챗봇인 ‘하이챗봇’을 운영 중이다. 하이챗봇은 은행업무 외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놓치고 있는 혜택을 확인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AI 챗봇을 통해 예·적금, 대출, 환전 등 은행업무 외 자산관리서비스 ‘금융솔루션’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결혼, 자동차구매, 부동산 매매 등 인생 주요 이벤트에 대한 재무설계와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AI 챗봇 서비스를 통해 은행 대출 업무와 상품 추천 서비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대면 지점이 없는 만큼 AI 챗봇을 통해 난관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AI 챗봇을 활용한 주택담보대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은 정보입력부터 한도조회, 서류제출, 대출심사, 대출실행까지 AI 챗봇을 이용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AI 챗봇을 활용해 대출 한도 확인 및 신청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뱅크는 또 고객 불만 접수를 위한 콜봇을 도입해 민원 사항을 유형별로 분리, 해결할 수 있는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페이와 미래에셋증권, KB손해보험 등은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생성형 AI를 접목해 부동산 검색 및 주담대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AI 고객 맞춤 정보제공 서비스를 출시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AI 기술을 적용한 미래컨택센터 구축을 마무리하고 체계적인 고객 관리와 개인화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이상행동 탐지 ATM’도 등장

AI를 이용해 보이스피싱 사기를 방지하는 기술도 은행권에 도입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체 보이스피싱 방지 시스템인 ‘AI 이상행동 탐지 ATM’에 보이스피싱 탐지·예방 기능을 추가했다. 해당 기술은 위험거래 패턴을 탐지하면 1차로 주의 문구 안내한다.

이어 본인인증 등을 이행하고 이와 동시에 ‘안티-피싱 스마트 3.0’ 플랫폼에서 대면·비대면을 포함한 모든 거래채널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AI를 통해 보이스피싱 관련 정황이 확인된다면 모니터링 담당 직원이 내용을 확인하고 신속하게 거래 제한 등 조치를 취한다.

신한은행은 이 시스템을 도입한 2021년 이후 고객 1만 415명의 재산 1143억원을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지킨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신한은행은 경찰청과 함께 ‘우리가족 암호 만들기 대국민 캠페인’을 시행해 가족 사칭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등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을 발전시켜 탐지율을 34.3%까지 높였다. KB국민은행은 최근 1년간 총 8620좌, 총 634억원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파악됐다. AI를 통해 다양한 보이스피싱 신종 사기 유형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은 앞으로 보이스피싱에 대한 직원 교육 및 고객 홍보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AI 기반 이상 거래 탐지시스템(AI-FDS)을 2019년 2월부터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사기 이용 계좌 적용 문구 및 자동화기기 이용 내역 패턴 등을 분석해 AI 분석 모델에 반영하고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적중률을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AI, 금융·보험에 영향 지속

대한상공회의소가 마이크로소프트, 엑세스파트너쉽과 함께 발간한 ‘생성형 AI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앞으로도 금융·보험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금융·보험업(10.1%)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 산업(9.6%) ▲정보산업(8.1%) ▲도매업(7.1%) ▲헬스케어 및 사회복지산업(6.7%) 순으로 생성형 AI가 업무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다루거나 복잡한 작업이 필요한 산업에서 생성형 AI가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실제로 금융사들은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금융사들이 투명하고 신뢰받는 AI 활용 기반 조성을 위해 AI 거버넌스를 구축, 전문가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투자 성향에 맞는 최신 재테크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AI 스타트업 성장 및 AI 기술 기반 서비스를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생성형 AI가 현시점 한국의 기업생산 현장에 적용될 경우 우리 경제의 잠재적 생산역량이 최대 4763억 달러만큼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명목 GDP인 2150조 6천억원의 2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은 금융권 내 AI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금융위는 AI 신기술 활용 활성화를 위해 금융데이터 규제개선안을 신설하고 올해 3분기 내 관련 법안을 개정하기로 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각선 AI 관련 우려 목소리도

금융권과 금융당국이 AI 도입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운데 챗GPT 등 생성형 AI에서 발생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이슈로 인해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할루시네이션 이슈란 거짓과 진실을 적절히 섞은 가짜뉴스, 편향성, 일관성 결여 등을 말한다. 이 같은 이슈는 금융 분야 생성형 AI 알고리즘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금융권 내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업스킬링(Upskilling) 교육 강화와 데이터 수집, 관리, 공유를 지원하는 프레임 워크를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기업 측면에서는 현재 기술 중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부분과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기업과 개인은 분석적 판단, 유연성, 감성지능 등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국가적 차원에서는 프라이버시 침해 등 기술의 유해한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가드레일을 마련함과 동시에 생성형 AI 사용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기존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 개선과 디지털 격차 해소 등 전반적인 디지털 환경 개선 역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생성형 AI의 안정적 활용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민관이 적극 협력하고 생산성 향상과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국부 창출에 기여하게끔 발전적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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