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명예훼손 추가 적용 검토
대통령실 “희대의 대선 공작”
金, 오늘 추가 구속영장 심문

대장동팀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월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장동팀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월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간의 허위 인터뷰를 대선 개입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에 쏠린 시선을 돌리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신 전 위원장과 공모,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자를 비방하는 허위 인터뷰를 대선 직전에 내보내기로 기획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7월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 6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우형씨를 상대로 대질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심문 과정에서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 수사와 관련해 “김만배씨가 2021년 10월 중순 ‘이 형이 광야로 끌고 갈 것이니 너는 모른 척 있어라’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조씨에게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조씨를 상대로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 등이 (당신에게) 커피를 타 줬다고 (신씨와 인터뷰에서)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김씨가 ‘광야’ 발언을 한 시점은 신 전 위원장과 인터뷰한 2021년 9월 15일에서 한 달쯤 지난 뒤였다. 또 2021년 10월 중순은 지난해 3월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는 등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관여 여부에 이목이 쏠렸던 시기이기도 하다.

앞서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신 전 위원장과 인터뷰를 갖고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주임 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조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시켰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김씨 인터뷰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검찰은 김씨의 허위 인터뷰가 사실상 대선 개입이라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 등을 추가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검찰계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려해 김씨가 대선 직전 허위 사실을 공표해 선거법을 위반한 사건으로 보고, 6개월인 선거법 단기 공소시효로 인해 명예훼손 혐의 적용을 열어놓는 것으로 전해진다.

1일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허위 인터뷰를 해주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신 전 위원장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출처: 연합뉴스)
1일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허위 인터뷰를 해주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신 전 위원장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출처: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김씨의 허위 인터뷰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뒤바꾸려 한 정치 공작적 행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김만배·신학림 거짓 인터뷰 대선 공작은 대장동 주범과 언노련 위원장 출신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정치 공작 사건”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나온 이후 김씨가 신 전 위원장을 통해 고의로 가짜뉴스 유포에 나서려 한 것으로 보는 만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김대엽 정치 공작, 기한건설 로비 가짜뉴스 폭로 계보를 잇는 2022년 대선 최대 정치 공작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씨는 7일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1일 김씨의 구속 연장 필요성이 있다며 재판부에 횡령 및 이해충돌방지법 혐의로 김씨의 구속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김씨의 추가 구속을 요청한 것은 최근 수사 중인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6일 오전 10시 김씨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검찰은 김씨를 구속한 상태에서 김씨가 신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전망이다.

뉴스타파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녹음파일을 제공한 신학림씨가 김만배씨와 오랜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얽혔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며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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