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 포스터. (제공: 국립농업박물관)
제1회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 포스터. (제공: 국립농업박물관)

[천지일보 경기=최유성 기자] 국립농업박물관이 개관 이후 첫 번째 기획전 ‘농農, 문화가 되다’를 오는 8일부터 11월 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우리나라 역사와 발맞춰온 농업을 재조명하는 전시로 농업에서 비롯된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살펴보며 농(農)이 우리 민족의 바탕을 이루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1부 Agri +Culture’에서는 농경 초기 유물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가며 문화의 근원이 된 농사의 시작점을 찾아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선사인들이 사용하던 토기에 남은 조·기장 등 곡물 자국, 청동기시대 농경지와 주거지에서 출토된 농작물 씨앗과 대량의 왕겨(벼 껍질) 등 작고 세밀한 흔적을 통해 문화의 원형이 된 농사의 시작을 상상해볼 수 있다.

‘2부 농업, 먹거리, 삶’은 근현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농업이 중요시됐던 사회상과 함께 배고픔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다루고 있다. 논농사를 짓도록 왕명을 내린 삼국사기 속 기록과 농사직설, 농가집성 등 조선시대 기록을 통해 농업의 위상을 살펴보고 식량부족 시기인 근대의 생활상이 드러나는 기록물, 포스터, 기사 등을 전시한다.

이후 혼분식 운동, 절미운동, 벼 품종개량, 다수확 독려 등 식량 자급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농민이 기울인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선보인다.

‘3부 삶 속의 예술, 농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눈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농업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한자리에서 ▲여러 해 동안 어머니와 고향을 바라보며 변하는 듯 변하지 않는 농촌의 일상을 기록한 한생곤 작가의 ‘마을’ 3부작 ▲매일 접하는 식재료인 팥, 녹두 등의 곡식을 한 알 한 알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농업이 품은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한 정정엽 작가의 ‘씨앗 얼굴’이 있다.

또 밥그릇과 밥을 주제로 밥 한 그릇에 담긴 우리 삶의 무게와 아름다움을 그린 임영숙 작가의 ‘밥’ 시리즈 청춘부터 노인까지 각자가 사용한 숟가락에 담긴 삶의 흔적을 포착한 백홍기 작가의 ‘숟가락 나이테’ 등 농업의 다양한 가치와 의미가 담긴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농촌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한 서체인 ‘칠곡할매체’를 전시에 활용했다. ‘칠곡할매체’는 경북 칠곡군의 성인 문해 교육에 참여했던 어르신들의 글씨로 만들었으며 평생을 농업에 종사한 어르신들이 직접 쓴 글씨여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농사직설, 임원경제지 등에 기록된 재래종 콩인 ‘까치콩’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박물관 곳곳에서 우리 농업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전시의 한 장면을 배경으로 한 관객참여형 연극, 전시 작품을 새롭게 구현한 포토존, 농업에 관한 생각을 사진과 글로 남길 수 있는 체험존 등을 마련해 문화로 즐기는 농업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

황수철 국립농업박물관장은 “결실의 계절인 9월, 국립농업박물관 첫 번째 기획전을 개최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로 우리 역사의 근본이자 문화의 밑바탕이 된 농업의 가치를 새롭게 찾아보고 농(農)이 우리 사회의 뿌리임을 되새겨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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