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세 번째… 이례적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고체 ICBM' 추정 신형 미사일. 2023.2.9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고체 ICBM' 추정 신형 미사일. 2023.2.9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이달 9일 정권 수립일을 맞아 또다시 열병식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준비 작업을 본격화하는 정황이 최근 포착됐다.

이를 계기로 추가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군 당국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인원‧차량 동원된 모습 포착”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을 앞두고 열병식 준비를 본격화하는 정황이 나타났다. 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김일성 광장에서도 인근 미림 비행장에서도 열병식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지난달 31일 위성사진에 잡혔다.

대규모와 인파와 차량이 동원된 모습이 찍힌 것인데, 이 같은 행태는 북한이 열병식을 열흘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주목된다. 지난 2018년과 지난해에도 열병식을 이런 정도의 기간을 앞두고 본격적인 예행 연습을 시작하는 등 동일한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10일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오는 9일 정권 수립 75주년을 맞아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본격적인 열병식 연습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민간무력이란 남측의 민방위와 비슷한 비정규군 병력을 뜻해 신형 무기들을 선보였던 지난 2월과 7월 열병식과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핵심 무기가 등장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21년 열병식에서는 노농적위군과 사회안전군 등 비정규군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전략무기 대신 일부 재래식 무기만을 선보였다.

◆北체제 결속 의도인듯

북한에서 한 해에 열병식이 3차례나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김정은 집권 이후로 이번이 처음이다. 심각한 식량난에 군사정찰위성 발사마저 잇따라 실패한 상황에서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진단이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식량난 등 경제적 문제가 열악한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열병식을 한다는 건 그만큼 불안적인 요소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은 중심의 유일 영도체제 강화를 위한 내부 결속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열병식 정황이 포착된 전날 심야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서더니 이날 또 사흘 만에 순항미사일 수 발을 쏘는 등 연쇄 무력시위에 나선 상황이다. 주목을 받는 건 최근 공개한 전술 핵탄두 ‘화산-31’ 탑재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주일간 추가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2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소집했고,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군은 북한이 정권수립을 전후로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긴밀해진 한미일 3국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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