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0월까지 전라남도 일원
세계 19개국 190여명 작가 참여
‘다변화·자원화·국제화’ 목표
남녀노소 모두 즐길 축제장
다양한 장르 수묵 작품 선보여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전라남도 일원에서 열리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이건수 총감독이 AI가 그린 수묵 작품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1.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전라남도 일원에서 열리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이건수 총감독이 AI가 그린 수묵 작품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1.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월과 10월. 수묵(水墨)이 풀어내는 깊고 풍성한 세계를 만나 힐링과 위안을 느껴볼 축제가 펼쳐진다.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두 달간 수묵의 본향인 전라남도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물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 속에서’이다. 세계 19개국 19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프레스데이에서 이건수 총감독은 “우리 수묵화는 산수(山水)와 연관이 되어 있는데 이것을 테마로 자연에 대한 동양적 자연관·우주관·세계관을 새로운 해석으로 어떻게 힐링을 주고 위안을 줄 수 있는가까지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한국화가 유일하게 우리에게 위로를 주고 품어주는 그림 장르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러한 테마를 중심으로 현대미술 작가들이 다 모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수묵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이건수 총감독. ⓒ천지일보 2023.09.01.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수묵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이건수 총감독. ⓒ천지일보 2023.09.01.

이건수 총감독은 또 “산과 물이 단순한 산, 강, 바다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음양오행으로 봤을 때 딱딱한 것, 고정된 것, 움직이지 않는 것과 부드럽고 흐르고 움직이는 것 등 두 조화를 통해 산수화를 볼 수 있고 이러한 자연과 산수를 통해 우리의 새로운 가치관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수묵의 다변화·자원화·국제화’를 목표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장으로 펼쳐진다. 서양화, 조각, 설치 미술, 미디어까지 다양한 장르의 수묵 작품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로서 수묵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재조명한다.

주요전시 6개소는 목포권역과 진도권역에 있다. 목포권역은 목포문화예술회관(비엔날레 1관),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비엔날레 2관),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비엔날레 3관)이며 진도권역은 남도전통미술관(비엔날레 4관), 운림산방 소치1관, 2관(비엔날레 5관), 진도향토문화회관(비엔날레 6관)이다.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미디어아트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건수 총감독. 

목포문화예술회관 주전시관에서는 박노수, 장욱진, 오용길 등 한국의 산수를 중심으로 한 거장들의 수묵화를 만날 수 있다. 구본아, 권세진 등 수묵을 새롭게 해석한 독창적 작품까지 국내외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우리 수묵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바람의 방, 기체 방 등 산수 풍광의 테마에 따라 전시를 볼 수 있으며 회화, 설치 미술, 미디어아트, 사진, 도자기에 이르기까지 예술을 총망라한 수묵 정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수만장의 수묵 데이터를 통해 AI가 그린 수묵 작품도 볼 수 있다. ‘수묵. 채색화 그리는 인공지능 K-AI Painter’이라는 이 작품은 나형민(경희대 교수) 감독이 국내 정상급 한국화(동양화) 전공 미술대학과 데이터 솔루션 개발 기관이 협업해 텍스트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학습용 수묵이다. 채색화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인공지능 변환모델, 생성모델의 결과물로 작품을 통해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실제 인간이 그린 그림을 비교할 수 있다. 이건수 총감독은 “서양화를 인공지능으로 그린 건 많았지만 수묵은 처음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그림으로 인한 염려에 대해 “그래도 아직은 창조적인 부분에서는 기계가 인간을 따라오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포스터. (제공: 전남도청)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포스터. (제공: 전남도청)

주요 전시 외에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광양 도립미술관·해남 대흥사에서도 특별전이 펼쳐진다. 또 14개 시군 18개소에서 운영되는 기념전, 작가와의 대화, 수묵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수묵의 보편성, 대중성을 이끌어내는 데도 주력했다.

수묵이 예술인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벗고 미래 세대에게도 친숙한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하도록 ‘대학수묵제’ ‘어린이수묵제’도 열린다.

이건수 총감독은 “수묵에 담긴 정신과 철학을 세계에 알리고 ‘K-아트’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를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1일 목포문화예술회관 야외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을 진행한다. 이날 야외무대에서는 방탄소년단(BTS) 한복 정장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김리을이 수묵과 현대 디자인이 어우러진 화려하고 역동적인 수묵 패션쇼를 선보인다.

이건수 총감독은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 세대까지 3, 4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수묵비엔날레”라며 “대화가 단절된 요즘 한국화같이 여러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장은 없을 것이다. 다양한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자랑”이라고 설명했다.

‘2023 전남수묵비엔날레’는 전시해설사를 통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작품에 담긴 의미와 전시 기획 의도를 전달하는 등 작품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도 좋겠지만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 해설을 통해 작품의 깊이까지 이해해 보는 것도 좋겠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