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급 분류됐다가 상륙 이후 1등급으로… 2명 死·75명 구조
수십만 가구 정전, 폭우로 일부 지역 침수… 도로 곳곳 폐쇄

(출처: AP, 뉴시스) 30일(현지시각) 미 플로리다주에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상륙, 스테인해치의 강이 범람해 구조대가 침수된 고속도로를 헤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없는지 수색하고 있다.
(출처: AP, 뉴시스) 30일(현지시각) 미 플로리다주에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상륙, 스테인해치의 강이 범람해 구조대가 침수된 고속도로를 헤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없는지 수색하고 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순간 풍속 시속 200㎞를 넘긴 대형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해 피해가 속출했다. 이달리아는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뒤 조지아주로 이동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 빅벤드 키튼 비치를 최대 풍속 시속 201㎞를 기록한 카테고리 3 이달리아가 관통하자 당국은 전체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허리케인은 빅벤드 해안에서 북쪽으로 약 32㎞ 떨어진 70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페리 지역까지 휩쓸었다. 키튼 비치에서 남쪽으로 32㎞ 떨어진 스타인해치에 있는 폭풍 관측소에서는 한때 수위가 240㎝에 달하기도 했다.

이날 플로리다주 일부 지역에서는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전선이 끊어져 수십만 가구가 정전됐고, 수많은 도로가 폐쇄됐으며 해안선을 따라 일부 주택은 지붕 근처까지 물에 잠겼다. 키튼 비치 주변의 일부 주택은 강풍에 지붕과 벽이 대부분 날아가거나 파손됐다. 외신은 빅벤드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는 과거 125년 동안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쪽으로 약 322㎞ 떨어진 플로리다 서부의 세인트 피터즈버그에서는 홍수로 고립됐던 이재민 최소 75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교통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주 방위군 팀이 수중 구조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는 조기 피해복구를 위해 대기 중인 2만 5000명의 공공서비스 근로자에 더해 3만명을 추가로 동원했으며 5500명의 주 방위군을 소집해 허리케인 대응을 지원했다.

이달리아는 플로리다주 상륙 전 카테고리 4등급 풍력 규모에서 해안 상륙 시에는 카테고리 3등급으로 낮아졌으며, 이후 2등급을 거쳐 조지아 남동부에 진입하면서 카테고리 1등급으로 약화했다. 허리케인은 1~5등급으로 분류되고 3등급 이상부터는 메이저 허리케인으로 불린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취약한 저지대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이 고지대로 이동하라는 경고에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플로리다 고속도로 순찰대는 이날 오전 고속도로를 운전하던 각각 40세, 59세인 남성 운전자 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후 관련 사건을 추가 발표했다.

허리케인은 이날 플로리다를 거쳐 조지아 남동부로 방향을 틀어 폭우를 쏟아냈다. 이에 조지아주 서배너-힐튼 헤드 국제공항에서 이륙할 예정이던 모든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900편 넘는 항공편이 결항됐다.

국립허리케인센터(National Hurricane Center)에 따르면 플로리다 해안, 조지아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동부 지역에는 31일까지 최소 10~20㎝의 비가 내리고 고립된 지역에서는 최대 20㎝의 비가 내렸다.

이날 조지아주 발도스타에서는 비상 보트를 탄 구조원들이 집에 갇힌 주민들을 구조했다.

조지아주 브런즈윅 해안 출신의 사업가인 세드릭 킹은 “어머니, 아내, 아이들과 함께 5시간 동안 (저지대를 피해) 북쪽으로 운전한 후 대피했다”고 말했다.

투자 은행 UBS는 이번 이달리아 허리케인으로 입은 플로리다주의 보험 재산 손실액은 93억 6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비 추정치를 발표했다.

지난 9월 플로리다를 강타한 카테고리 5 허리케인 이안은 150명의 사망자와 1120억 달러의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달리아 피해와 하와이 산불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더 이상 누구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역대급 홍수, 강도를 더해가는 가뭄, 극단적 더위, 심각한 산불이 우리가 전에 본 적 없는 중대한 피해를 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미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며 캐나다나 다른 나라에도 해당된다”면서 “저는 피해 지역 복구와 재건 노력에 초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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