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2박 4일 출장 떠나
폴란드 MSPO 준비 점검차
여 “가급적 예우 갖춰달라”
야 “불출석 허용한 바 없어”

서삼석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8.30. (출처: 뉴시스)
서삼석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8.30.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여야가 30일 폴란드로 출장을 떠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의 출장이 국정을 위한 행보라며 옹호한 반면 민주당은 출장 시기와 폴란드 전시회 기간 불일치 등을 언급하면서 회피하기 위한 행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장관은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2박 4일 일정으로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다. 이 장관은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출국했다. MSPO는 1993년부터 폴란드에서 매년 개최되는 폴란드 최대규모의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다. 이 장관의 MSPO 참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폴란드 방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의 불출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이 장관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쏟아내는 민주당을 향해선 “예우를 갖춰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이날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유성도 아니고 개인 신상의 이유로 불출석한 것도 아니다”며 “폴란드의 방산전시회 참석차 가는데 이것이 내달 초에 대통령 폴란드 방문을 앞둔 사전점검 출장”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 자리에 없다는 이유로 국방부 장관을 향해 ‘도망간다’, ‘장관런’이라는 조롱 섞인 말을 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안 좋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급적 예우를 갖춰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도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정을 위해 출국한 장관을 두고 도피했다고 몰아가는 것은 과한 표현”이라며 “도피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야당의 적절한 의사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3.8.30 (출처: 연합뉴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3.8.30 (출처: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 장관이 충분히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할 수 있음에도 참석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홍범도 흉상 철거,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등 국방부를 둘러싼 논란이 산적한 가운데 이 장관의 행보가 도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예결위에서는 기관장이 불출석할 때 위원장과 간사 위원에게 불출석 사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을 때 한해 허용하고 있다”며 “저는 이 장관의 불출석을 허용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한국-폴란드 방산 전시회는 9월 5일부터 8일까지”라며 “이 기간에 출장을 추진했다가 국회 일정과 무관한 모종의 이유로 무산되자 그 뒤로는 검토하지 않고 굳이 오늘 11시 비행기로 출국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장관이) 예결위에 출석할 의지가 있었다면 뒤의 일정도 충분히 고려해보고 피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도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 장관은 사실상 국민이 보기에는 도망간 것이고 대통령에게는 항명한 것”이라며 “한달 전 예정·확정돼 있는 종합정책질의에 나와서 본인과 윤 정부의 소신에 대해서 말씀하고 논쟁하는 것이 합당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기 의원은 이 장관 대신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대리 출석한 것을 두고는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다섯 분의 독립투사 흉상 이전 등을 포함해서 책임 있는 발언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을 초래하고 논쟁을 비화시킨 분이 이 장관”이라며 “왜 도망가느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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