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화요일’ 전날 재판 잡혀
트럼프 “부패한 정부가 원해”
바이든·트럼프 리 매치 두고
여론조사서 1%p 차이 ‘접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밟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밟고 있다. (AFP/연합뉴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을 내년 3월에 받게 됐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공화당 유권자들이 그에게 백악관을 되찾을 기회를 주기 위해 12개 이상의 주(州)에서 경선 주자를 뽑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 하루 전날이다.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될 가능성이 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양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대선 판도가 뒤흔들릴지 미 정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4개의 기소된 사건 중 이번 사안을 맡은 타니아 처트칸 판사는 워싱턴에서의 연방 소송에 대한 재판 날짜를 내년 3월 4일로 정했다고 로이터와 CNN 등 외신이 이날 일제히 전했다.

‘슈퍼 화요일’은 텍사스, 캘리포니아주, 알래스카까지 12개 이상의 주에서 공화당 최다 경선이 치러지는 날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을 위한 경선뿐 아니라 재판까지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범죄혐의 기소에도 건재한 트럼프 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범죄혐의 기소에도 건재한 트럼프 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변호인단은 대선이 지난 오는 2026년 4월로 재판 날짜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그만큼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처트칸 판사는 “그는 (대선) 일정에 상관없이 재판 날짜를 잘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정 신청을 하겠다고 했으나 법률 전문가들은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한번 결정된 일정은 바뀔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변호인단은 재판부에서 정한 일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의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11월 열릴 대선에서 선거운동에 전력을 다하는 기간 동안 최소 3개의 형사 사건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또 향후 6개월 동안 진행될 3개의 민사 소송에서도 피고인의 처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3월 25일 뉴욕에서 성인 배우 관련 재판을 받게 된다. 성인 배우가 자신과의 혼외관계를 언론에 폭로하려고 하자 13만 달러 상당의 ‘입막음 돈(hush money)’을 지급하고 관련 비용을 회계 장부에 허위 기재했다는 혐의다. 처트칸 판사는 해당 사건의 판사와 협의해 재판 일정이 충돌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월 20일 플로리다에서는 백악관을 떠난 후 기밀문서를 불법적으로 보관하고 사법 방해를 시도한 혐의의 재판이 예정돼 있다. 조지아주에서의 4번째 형사 사건의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기소를 자신의 권력 복귀를 막으려는 정치적 공작이자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처트칸 판사를 두고 “편향적인 트럼프 혐오 판사”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일(재판 일정)은 부패한 (바이든) 정부가 그토록 원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여론조사서 바이든과 1%p ‘접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증가하는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현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도널드 트럼프. (출처: 연합뉴스)
조 바이든-도널드 트럼프. (출처: 연합뉴스)

이날 여론조사기관 쇼언쿠퍼먼리서치에 의하면 두 후보가 경선을 통과한다는 가정 하의 가상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 바이든 대통령이 44%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4번의 기소와 범인 식별용 사진인 ‘머그샷’이 공개되는 상황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을 누르며 큰 타격을 입지 않는 듯한 결괏값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로 결정된다면 제3 후보 등 초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묻는 말에 과반인 58%의 응답자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들이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제일 나은 선택이라는 선택이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가 21%에 불과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공화당 경선 유권자들 52%가 대안이 필요하다고 답해 지지자들의 의식 변화가 일부 감지됐다. 이에 대해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가 강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게 아닌 바이든이 약하다는 징후”라면서 “(바이든, 트럼프) 둘다 인기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시민들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은 것은 인플레이션(36%), 이민(25%), 총기 사건(22%), 경제·일자리(19%) 순이었다.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될 가능성이 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양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대선 판도가 뒤흔들릴지 미 정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워싱턴DC 연방법원 앞에서 뒤섞여 시위하는 모습. (AP/뉴시스) 2023.08.29.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될 가능성이 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양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대선 판도가 뒤흔들릴지 미 정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워싱턴DC 연방법원 앞에서 뒤섞여 시위하는 모습. (AP/뉴시스) 2023.08.29.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