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서 18세기 대표 음악 듣고
경복궁선 다과와 궁중 약차 맛봐
청사초롱 들고 고궁 운치도 즐겨

7월에 열린 ‘함께하는 울림-덕수궁 여름 음악회’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7월에 열린 ‘함께하는 울림-덕수궁 여름 음악회’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의 문턱, 고즈넉함이 피어오르는 궁궐에서 역사 문화 향기에 흠뻑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폭염과 긴 장마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조선의 궁궐에서는 9월 색다른 문화 휴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에 가족, 연인과 함께 궁궐 정취를 느끼며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모아봤다.

◆아름다운 선율 퍼지는 덕수궁

2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덕수궁에서는 해설을 곁들인 화려한 바로크 음악 여행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덕수궁관리소와 ‘바로크 앙상블 누리 콜렉티브’이 함께 준비한 ‘덕수궁 바로크 음악회’가 9월 7일 오후 7시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린다.

‘덕수궁 바로크 음악회’에서는 18세기 대표적인 이탈리아 작곡가 비발디, 만치니, 제미니아니의 협주곡을 바로크 바이올린, 바로크 첼로 등 당시의 고악기로 연주한다. 화려하고 서정적인 18세기 바로크 연주곡의 배경과 의미에 대한 해설이 곁들여져 관객들이 더 깊이 이해하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특유의 흥겨운 선율을 제공해 듣는 이에게 바로크 시대의 이탈리아 궁중으로 시간여행을 가는 듯 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7월에 열린 ‘함께하는 울림-덕수궁 여름 음악회’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7월에 열린 ‘함께하는 울림-덕수궁 여름 음악회’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덕수궁관리소는 “바로크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음악의 아름다움을 역사적 맥락과 함께 느끼고자 하는 관람객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음악회는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창덕궁 달빛기행-상량정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창덕궁 달빛기행-상량정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은은한 달빛 아래 청사초롱을 들고 창덕궁 후원도 관람할 수 있다.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덕수궁 달빛기행’은 9월 7일부터 10월 22일까지 진행된다. 달빛기행은 하루 150명씩 입장할 수 있으며, 후원의 고궁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또 해설사 이야기를 통해 창덕궁 역사, 문화, 조경을 체험할 수 있다. 상량정, 영화당, 연경당에서는 장소별 특화된 전통예술공연이 진행된다.

다과 체험 모습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다과 체험 모습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경복궁서 즐기는 다과상 

경복궁에서는 ‘2023년 경복궁 생과방’ 하반기 행사가 열린다. 행사는오는 9월 7일~10월 21일까지로, 궁중에서 낮에 올리는 다과상인 ‘주다(晝茶)’를 올리던 시간에 맞춰 오전 10시와 11시 40분, 오후 1시 50분, 오후 3시 30분 등 4차례 진행된다. 생과방은 경복궁 소주방 권역 내에 위치한 조선시대 왕실의 별식을 만들던 전각으로 생물방(生物房) 혹은 생것방이라고도 불리던 곳이다.

행사에서는 다과와 함께 궁중 약차도 제공된다. 옥처럼 희귀한 약이라는 뜻으로 ‘경옥고’를 차로 마실 수 있도록 한 ‘경옥다음’, 귤피·생강·대추를 재료로 한 ‘강귤다(薑橘茶)’ 등이 준비돼 있다.

경복궁의 야경도 관람할 수 있다. 경복궁 야간관람은 평소 볼 수 없었던 야경의 가을 정취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로 9월부터 10월말까지 진행된다. 야간관람 개방 권역은 광화문·흥례문·근정전·경회루·사정전·강녕전·교태전·아미산 권역 등이다.

경복궁관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봄 야간관람에는 11만 2820명이 방문했다. 하반기 야간관람은 더 많은 관람객이 경복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관람인원을 하루 2500명에서 2700명으로 확대했다. 1인당 예매 가능 입장권은 기존 2매에서 4매로 확대해 4인 가족 등이 함께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서울 현장영상해설 투어 참가자가 창경궁 대온실 용마루의 배꽃 무늬를 재현한 모형을 만져보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8.28.
서울 현장영상해설 투어 참가자가 창경궁 대온실 용마루의 배꽃 무늬를 재현한 모형을 만져보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관광재단) ⓒ천지일보 2023.08.28.

◆시각장애인 위한 서비스도 확대

시각장애인을 위한 궁궐 관람 서비스도 9월부터 확대된다. 궁능유적본부는 지난달부터 경복궁‧창경궁에서 제공해온 시각장애인 대상 궁궐 현장영상해설 서비스를 다음달 5일부터 창덕궁과 덕수궁까지 확대 운영한다.

창덕궁 현장교육(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창덕궁 현장교육(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8.28.

현장영상해설은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상세한 묘사, 거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시각장애인들이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해설프로그램이다. 창덕궁과 덕수궁에서 해당 서비스가 시작됨에 따라 시각장애인들은 전문 현장영상해설사가 들려주는 상세한 역사 해설과 풍부한 시각적 묘사를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창덕궁 인정전의 꽃살무늬 문창살, 희정당의 굴뚝 문양, 덕수궁 정관헌의 촉각모형 등도 직접 만져보며 아름다운 우리 궁궐을 더욱 입체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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