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학교에 지원되는 ‘적정규모학교 육성 지원금’, 학교 마음대로 쓰나” 현장체험학습 관련 구암중학교 방문해 질의
“학생 수 대비 인솔자 비율, 일부 인솔자 경비 지급 적정성 관련… ‘적정규모학교 육성지원금’ 집행 내용 따져볼 필요 있어”

정규헌(창원9) 경남도의원. (제공: 도의회)ⓒ천지일보 2023.08.25.
정규헌(창원9) 경남도의원. (제공: 도의회)ⓒ천지일보 2023.08.25.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경상남도의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정규헌(창원9) 도의원이 최근 창원에 구암중학교를 방문하고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한 질의를 통해 “적정규모학교 육성 지원금”의 집행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적정규모학교 육성 지원금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통합학교, 신설대체이전, 통합운영 등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으로,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서 학교의 통합이나 이전 등을 권고 받은 학교에 지원되는 형태이다.

구암중학교는 2017년 구암여자중학교와의 통합을 통해 받은 '적정규모학교 육성 지원금'을 활용해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유럽과 미국의 현장체험학습(8월 10~28일, 1~2기 나눠 8박 10일)을 진행 중이다. 이번 체험학습에 사용된 경비는 9억원으로,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2023년에 도내 학교들이 계획 중인 해외연수 중에서 가장 큰 금액이라고 한다.

정 도의원은 이와 관련해 24일에 구암중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교가 집행한 육성 지원금의 적정성을 지적했다.

특히, 학생 수에 비해 인솔자가 과도하다는 점을 우선 언급했다. 현재 구암중학교가 진행 중인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은 117명이며, 인솔자는 41명으로 학생 대비 인솔자 비율이 35%에 달한다고 했다. 학교 측은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질병학생, 장애학생, 다문화학생, 관심학생 등에 대한 밀착 지도가 필요해 개별 인솔을 강화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 도의원은 올해 하반기에 일본 현장체험학습을 준비 중인 남해 꽃내중의 경우 학생 23명에 인솔자 3명으로 학생 대비 인솔자 비율이 13%이다. 뉴질랜드로 현장체험학습을 준비 중인 진주 선인국제중은 학생 71명에 인솔자 3명으로 4%의 비율이며, 미국·캐나다로 현장체험학습을 준비 중인 김해외국어고의 경우 학생 120명에 인솔자 6명으로 5%의 비율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에 비해 구암중학교의 학생 대비 인솔자 비율인 35%는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따라서 학생들에게 쓰여야할 육성 지원금의 용처가 적절한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정 도의원은 구암중학교 외에도 경남교육청과 창원교육지원청에 소속된 1명의 인솔자와 2명의 교직원이 육성 지원금으로 전액 지급되는 여행경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유관기관 담당자로서 함께 동행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에 대한 경비는 자체 부담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며 따라서 구암중학교를 위한 육성 지원금에서 경남교육청과 창원교육지원청 소속 공무원의 여행경비가 전액 지급된 부분은 법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 도의원은 육성 지원금이 사용되는 정책사업 자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적정규모학교 육성 지원금 집행 지침'에는 일회성‧단기성 시설투자를 지양하고, 교육과정·교육활동비를 우선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정 도의원은 학생들에게 훌륭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해외 체험학습의 경우, 9억원이 넘는 지원금이 단 한 번의 해외여행에 소모되는 것이 지침과 일치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정 도의원은 또한 "10억원 가까운 예산을 단 한 번의 해외여행에 사용하게 된 경남교육청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나아가 적정규모학교 육성 지원금을 받는 도내의 통폐합 학교들의 지원금 사용 세부 내용을 조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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