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타 타위신 태국 차기 총리
세타 타위신 태국 차기 총리

태국 제30대 총리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의 정당인 프아타이당의 세타 타위신(60)이 22일 선출됐다.

이날 열린 태국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에서 세타는 프아타이당이 결성한 정당 연합의 단독 후보로 지명돼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세타는 태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산시리의 전 회장으로, 지난 5월 열린 총선을 앞두고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이다.

그는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며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15년간의 해외 도피 생활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프아타이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141석을 차지해 제2당이 됐다.

프아타이당은 애초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 중심의 민주 진영 야권 연합에 참여했으나,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한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의회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은 프아타이당은 전진당을 배제하고 왕실모독죄를 개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군부 정당을 포함한 보수 세력과 손잡았다.

프아타이당은 전날 팔랑쁘라차랏당(PPRP), 루엄타이쌍찻당(RTSC) 등 군부 진영 정당을 포함해 11개 정당이 연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프아타이당이 결성한 11개 정당 연합 의석은 하원 500석 중 314석을 차지한다. 상원에서 60여표만 얻으면 무난히 집권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17년 군부가 개정한 헌법에 따라 태국 총리 투표에는 총선에서 선출된 하원 의원 500명 외에 군정 시절 임명된 상원 의원 250명이 참여한다.

이날 그가 총리로 선출되려면 현 재적 의원의 과반인 374명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했다.

AP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투표 결과 찬성이 482표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반대와 기권은 각각 165표, 81표에 불과했다.

집권하려면 상원의 지지를 받아야 했던 프아타이당은 전진당을 배신하고 오랜 숙적인 군부 진영과 결탁했다.

전진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승리한 5월 총선 이후 태국은 극도의 정치적 혼란을 겪어왔다.

전진당 피타 후보가 지난달 13일 첫 의회 투표에 나섰으나 보수 세력의 반대로 총리로 선출되지 못했다.

지난달 19일 야권 연합은 다시 피타를 후보로 지명했으나 이번에는 거부된 안건을 동일 회기에 다시 제출할 수 없다는 규정이 적용돼 투표가 무산됐다.

설상가상으로 피타 후보는 미디어 주식 보유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의원 직무가 정지됐으며, 왕실모독죄 개정 공약에 대한 헌법재판소 심리도 남아 있다.

2차 투표 무산과 관련해 전진당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총리 선출 투표가 미뤄져 왔다.

헌재는 지난 16일 피타 대표의 총리 후보 재지명을 허용하지 않은 의회 결정이 위헌인지 판단해달라는 청원을 각하했다.

차기 정부 구성이 지연되면서 극대화된 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날 총리 선출로 일단 해소됐다.

그러나 전진당 지지자들의 반발 등으로 당분간 정국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당한 뒤 해외에서 생활해온 탁신 전 총리는 프아타이당의 집권을 확신한 듯 이날 오전 귀국했다. 그는 8년 형을 확정받고 수감됐으나, 사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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