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발행된 30여종의 고판화 도록 (제공: 고판화박물관) ⓒ천지일보 2023.08.21.
20년간 발행된 30여종의 고판화 도록 (제공: 고판화박물관) ⓒ천지일보 2023.08.21.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국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이 중국에서 전집으로 발간된다.

21일 고판화박물관에 따르면, 북경시에서 운영하는 북경연산 출판사에서 한국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이 대형 컬러 8권 전집으로 발간된다.

지난 17일 중국 북경 류리창에 있는 북경연산출판사에서 계약을 마친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한국 고판화박물관 유물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마련되면서 동아시아 인쇄문화의 꽃인 고판화 문화가 활짝 피는 초석이 마련됐다”며 “이러한 결과는 30여년간 모은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몽골, 베트남 등 동 아시아 고판화 유물 6000여점의 다문화적인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고판화박물관장품집’의 발간은 박물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는 고판화박물관 노력의 결실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원주 세계고판화문화제가 14년 동안 꾸준히 열리면서 국가별, 장르별로 다양한 고판화 특별전과 전문가들의 교류 활동으로 제작된 30여종의 도록, 12여종의 학술지 등이 알려지면서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이 중국에서 출판하게 됐다. 고판화박물관은 “이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고판화의 아름다움을 세계 속에 전파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전집 규모는 권당 400쪽 내외에 달하는 대형 채색 도록 8권이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이 그동안 수집한 유물 6000여점에서 선별됐으며,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국가별로 나눠 담겼다. 전적에 들어있는 삽화판화와 탱화 형식의 거는 판화인 종교판화, 판화로 만들어진 한국의 민화, 중국의 연화, 일본의 우키요에와 오츠회, 베트남의 동호, 향총 판화를 비롯한 민간판화, 판목으로 인출한 판화 등 장르별로는 나눠 실릴 예정이다.

고판화박물관 유물이 100여점 실려 있는중국불교판화전집 (제공: 고판화박물관)  ⓒ천지일보 2023.08.21.
고판화박물관 유물이 100여점 실려 있는중국불교판화전집 (제공: 고판화박물관)  ⓒ천지일보 2023.08.21.

수록될 대표적인 소장품으로는 한국 국가 보물로 강원도에서 추천해 문화재청에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2점을 비롯해, 이미 지정된 강원도 문화재 7건이 포함됐다. 중국 소장품으로는 세계 유일본으로 인정받는 명나라 헌종(憲宗) 성화(成化) 13(1477)년 판각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과 오대산성경전도 등이 있다. 일본 판화로는 고려시대 오백나한도를 에도시대에 판각한 대형 오백나한도 판화와 관경만다라를 찍었던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판목 중 하나로 평가받는 관경만다라 판목 등 다양한 작품이 수록될 예정이다.

이 전집은 1년 6개월의 편집과 제작 기간을 거쳐 만들어질 예정이며, 이번 전집의 주편을 맡은 마문대선생(북경수도도서관 관원)은 “중국 출판사상 한국, 중국, 일본 등 동 아시아 고판화가 발전했던 국가의 유물이 함께 실리는 최초의 출판 기획으로 고판화사에 남을 중요한 출판물로 기록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고판화박물관의 한선학 관장이 30년 전부터 동 아시아 유물을 국가를 망라해 다문화적으로 수집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 한중일베트남학자들 (제공: 고판화박물관) ⓒ천지일보 2023.08.21.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 한중일베트남학자들 (제공: 고판화박물관) ⓒ천지일보 2023.08.21.

이번 계약을 성사한 북경연산출판사 하염 사장은 “이 전집에 순조롭게 편집되고 제작돼 인쇄 문화의 꽃인 동아시아 고판화가 세계에 알리는 계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미술사, 서지학, 판화사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판화작가를 비롯해 판화를 사랑하는 세계 애호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사랑받는 출판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발행되는 대형 출판물들이 중국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소장되는 추세에 따라, 이번에 발간되는 전집도 세계 곳곳에 소개될 예정이다. 한국의 유수 도서관과 박물관에도 소개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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