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포함 피고인 총 19명
최대 20년 ‘리코법’까지 적용
檢 “범죄” 트럼프 “정치 기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밟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밟고 있다. (AFP/연합뉴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기소됐다.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 패배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건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다.

14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조지아주(州) 풀턴 카운티 검찰은 이날 밤 트럼프 전 대통령 등 19명을 조지아주 대선 전복 시도 등과 관련한 혐의로 기소했다.

풀턴 카운티 검찰은 지난 2021년 2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을 대상으로 선거 개입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기소된 피고인 명단에는 트럼프 전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와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존 이스트먼 전 백악관 변호사, 제프리 클라크 전 법무부 관리 등 측근들도 다수 포함됐다.

검찰은 공소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피고인들은 지난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기 거부했고, 선거 결과를 불법적으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바꾸려는 음모에 의도적으로 가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용된 혐의는 거짓 진술, 공무원 사칭, 위변조, 허위 서류 제출, 컴퓨터 무단 사용, 절도, 위증 등 10여개에 달한다.

조 바이든-도널드 트럼프. (출처: 연합뉴스)
조 바이든-도널드 트럼프. (출처: 연합뉴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혐의는 연방 공갈죄·부패조직법(리코법)이다. 이를 위반할 시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리코법은 1970년 마피아 단속을 위해 제정한 연방 법률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조직이 있는 경우 그 구성원들까지 조직범죄로 함께 처벌할 수 있게끔 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현재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 주자 중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는 이번 검찰 수사가 정치적으로 짜 맞춰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수사에 나선 파니 윌리스 검사를 두고 “(민주당의) 광신적인 열렬 당원”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수사에 대해 “내년 대선을 방해하기 위한 ‘가짜 기소’”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지배적인 지역에서 이뤄지는 이번 편파적인 검찰 조사는 미 국민들의 신뢰를 배신할 뿐 아니라 오히려 짜맞추기식으로 진행하는 그들의 동기를 폭로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중간선거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대선 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이후 이전 대선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4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4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일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거의 30년 전 성폭력 의혹까지 인정된 데 이어 이번에 추가 기소까지 이뤄지면서 그의 대권 재도전은 가시밭길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올해 들어 성관계 입막음 의혹, 기밀 문건 유출,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모의 등 의혹으로 각각 기소된 바 있다.

연방 법원에 출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연방 법원에 출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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