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와 프랑스의 첫 만남 주제
오는 21일 학술 포럼 개최돼
막걸리와 샴페인 나눠 마셔

왼쪽은 프랑스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유물 제1호 옹기주병. 이 병은 지금으로부터 172년 전인 1851년 비금도에 표류한 선원들을 보호해준 조선의 인도주의적 우호에 감사하는 의미로 나주목사 이정현과 기념 만찬을 가진 중국 상하이 주재 프랑스 영사 ‘샤를 드 몽티니’가 자국으로 가져가 기증한 것이다.  오른쪽은 이정현 나주목사의 선정비. (제공: 나주시) ⓒ천지일보 2023.08.14.
왼쪽은 프랑스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유물 제1호 옹기주병. 이 병은 지금으로부터 172년 전인 1851년 비금도에 표류한 선원들을 보호해준 조선의 인도주의적 우호에 감사하는 의미로 나주목사 이정현과 기념 만찬을 가진 중국 상하이 주재 프랑스 영사 ‘샤를 드 몽티니’가 자국으로 가져가 기증한 것이다. 오른쪽은 이정현 나주목사의 선정비. (제공: 나주시) ⓒ천지일보 2023.08.14.

[천지일보 나주=서영현 기자] 한국과 프랑스(한·불), 양 국가의 외교적 첫 만남의 계기가 됐던 1851년 프랑스 선박 비금도 표류 사건을 172년 만에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는 학술 포럼이 전라남도 나주에서 열린다.

전라남도 나주시(시장 윤병태)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시청사 대회의실에서 ‘나주와 프랑스의 첫 만남’이라는 주제로 ‘한·불 학술 포럼’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학술포럼은 그간 알고 있던 한국과 프랑스 간 외교사의 판을 바꾸고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불의 공식적인 첫 만남은 병인양요도 조불 우호 통상조약도 아니었다.

지금까지 양 국가의 첫 만남은 1866년 프랑스인 신부가 처형된 것을 빌미 삼아 프랑스가 함대를 이끌고 조선의 강화도를 공격했던 사건인 ‘병인양요’로 알려져 있다.

이후 쇄국정책을 일관했던 흥선대원군이 하야하고 고종의 친정이 시작되면서 1886년 양국 간 ‘조불 우호 통상 조약’을 체결하게 된다.

하지만 병인양요보다 15년, 조불 우호 통상조약보다 35년이나 앞선 1851년 한국(조선)과 프랑스가 첫 외교적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이 프랑스의 한 교수에 의해 밝혀져 화제가 됐다.

한국학을 연구하는 프랑스 파리7대학 피에르 엠마누엘 후 교수에 따르면 1851년 프랑스의 고래잡이배 나르발호가 전라도 연안 근처에 좌초되면서 선원 20여명이 표류돼 비금도에 도착했다.

해당 사건은 한국과 프랑스의 첫 교류가 평화롭고 우호적인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시작된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아있다.

주프랑스대한민국대사관은 5월 2일을 한·불 양국의 우정을 상징하는 날로 정해 올해 처음으로 파리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박물관은 172년 전 그날 한국 전통술을 담았던 옹기주병을 특별 전시했고 이 소식이 나주에도 알려졌다.

나주시는 이번 학술포럼에 주한프랑스대사관 요한 르 탈렉 문정관, 피에르 엠마누엘 후 교수와 오영교 한불통신 대표 등을 초청했다.

172년 전 한·불의 첫 만남의 계기가 된 비금도 표류 사건의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규명하고 이를 토대로 한·불 교류 활성화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포럼은 윤병태 시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총 2부(주제발표-토론)로 진행된다.

1부는 피에르 엠마누엘 후 교수가 ‘1851년 한·불 첫 만남의 역사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오영교 한불통신 대표, 김희태 전 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이 양국 사료 연구성과, 활용방안 등을 다룬다.

2부에서는 ‘한·불 문화교류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된다.

류한호 전 광주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정순남 전 전남도 경제부지사, 김영미 동신대 교수,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 정종대 농촌공간연구소장, 나주시·신안군 학예연구사 등 7명이 패널로 참여한다.

행사에는 포럼을 후원한 전라남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비롯해 국제 문화 교류 관련 기관·단체, 고등학교 역사동아리 학생·교사, 이정현 나주목사 후손 등 각계각층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나주시는 관내 보존돼있는 1851년 당시 조선의 대리자로 기록된 이정현 나주목사의 선정비를 소개하고 2023년 양국의 재 만남을 기념해 172년 전 첫 만찬에 사용됐던 옹기주병을 재현해 전시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한·불 양국 외교사를 새롭게 바꿀 172년 전 역사적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고자 하는 나주의 노력이 한·불 양국의 우호와 교류의 초석이 되길 소망한다”며 “내년에는 프랑스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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