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체인지 전국 확산 이끌어
오륜정보산업학교 최초 방문
최근 SNS 통해 주요사안 소통
정책 기획·추진력으로 기대감↑

ⓒ천지일보 2023.08.13.
하윤수 교육감이 지난 11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이슈에 대한 소신과 향후 계획들을 밝히고 있다. (제공: 부산시교육청) ⓒ천지일보 2023.08.13.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입시와 진학이 우선시되면서 전인교육이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본지가 만난 하윤수 교육감이 최근 벌어진 서이초 교사 사건에 대해 언급하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침통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하 교육감은 “학생에 대한 기초·기본교육과 함께 스승을 존경하고 제자를 사랑하는 존사애제(尊師愛弟)의 정신으로 교사와 학부모의 교육동반자 의식을 되살림으로써 교육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윤수 교육감이 1일 특수학교 교사들과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부산시교육청) ⓒ천지일보 2023.08.01.
하윤수 교육감이 1일 특수학교 교사들과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부산시교육청) ⓒ천지일보 2023.08.01.

하 교육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교육공동체 회복’에 대한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학부모의 교육 참여 열기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학부모의 동참은 필수적이며 학부모가 교육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다만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의 학습권과 학교의 행정도 소중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절실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학생 인권뿐만 아니라 교권회복, 교육공동체 회복을 위해 ‘교육공동체 회복 범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는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면서 교육공동체를 반드시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24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활동 보호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24.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24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활동 보호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24.

◆추락한 교권 회복 대응 방안 발표

지난 1년간 하 교육감을 지켜본 교육청의 한 직원은 “생각지도 못했던 정책들을 기획하고 밀어붙이는 추진력에 놀랐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모습에 존경심이 들었다”고 전했다.

하 교육감은 한국교총회장 시절, 추락하는 교권 회복을 위해 교원지위법, 학교폭력예방법,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 주도의 교육활동 침해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지난 12일 동래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아침 체인지에 참석해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5.18.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지난 12일 동래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아침 체인지에 참석해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5.18.

2016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회장에 당선된 하 교육감은 한국교총 73년 역사상 처음으로 15만 전 회원이 참여한 직접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며 2대에 걸친 독립유공자 자손이기도 하다. 조부 하준호 선생은 3.1 독립만세운동을 하다 2년간 옥고를 치렀고, 부친 하석우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던 중 일본 헌병의 총탄에 맞아 평생 불구의 몸으로 지낸 일화도 전해진다.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9남매 중 일곱 번째로 태어나 초등학교를 9살에 들어가는 등 순탄치마는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부산교육대 총장, 한국교총 회장이란 중책을 맡으며 교육 발전에 이바지했다.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지난 1월 30일 서구에 있는 부산혜송학교를 방문해 학교 관계자, 학부모, 학생 등과 ‘찾아가는 교육감 만난 Day!’ 행사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3.31.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지난 1월 30일 서구에 있는 부산혜송학교를 방문해 학교 관계자, 학부모, 학생 등과 ‘찾아가는 교육감 만난 Day!’ 행사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3.31.

◆노련함·기획력 돋보인 정책 추진

하 교육감이 펼친 지난 1년간의 행정을 두고 일각에선 ‘노련하다’ ‘기획력이 참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랜 기간 상호교류가 끊어진 학생들의 인성을 회복시킬 카드로 아침 체인지(體仁智)를 꺼내 들었고 정부까지 움직이게 했다. 그는 교육감 중 최초로 오륜정보산업학교(부산소년원)를 방문하고 퇴직교사를 통한 교육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또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마련한 원도심 구청장들과의 간담회, 민원 해결을 위한 교육감 소통공감실, 학교 담장을 허물어 통학로 개선을 추진하는 등 남다른 정책들을 선보였다.

하 교육감은 “지난 1년간 쉴 틈 없이 달려왔고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며 “보여주기식 정책보다는 ‘꿈을 현실로! 희망 부산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여건 조성에 주력해왔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부산교육감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과정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두고 부산지방고등검찰청의 기소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하윤수 교육감이 부산학력개발원 개원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천지일보 2022.11.24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부산교육감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과정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두고 부산지방고등검찰청의 기소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하윤수 교육감이 부산학력개발원 개원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천지일보 2022.11.24

그는 1호 공약인 ‘학력 신장’을 위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부산학력개발원’을 취임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전국에서 최초로 설립했으며 현재 학력개발원을 중심으로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신장을 위한 정책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다양한 방식·채널 통한 소통 강화

하 교육감이 무엇보다 가장 중히 여기는 것은 소통이다. 최근 눈에 띄는 행보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SNS를 통해 주저 없이 소신을 밝힌다는 점이다.

하 교육감은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육수요자, 교육 현장과의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이라 판단한다”며 “많은 분과 직접 만나 소통·공감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교권 침해 논란이 연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동학대 처벌법’과 관련해 소신을 밝혔다. (출처: 하윤수 교육감 페이스북 캡처화면)
교권 침해 논란이 연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동학대 처벌법’과 관련해 소신을 밝혔다. (출처: 하윤수 교육감 페이스북 캡처화면)

소신을 밝히면 부정적인 피드백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부담감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다른 의견을 갖고 계시더라도 교육 발전을 위한 쓴소리기에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웃으며 답했다.

하 교육감은 취임 직후 ‘소통공감실’을 만들어 매월 두 차례씩 시민들과 직접 만나고 있다. 현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교육감과 만난Day’, 직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Talk Talk Day’를 통해 소통 행보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행복한 학교, 성장하는 학생’을 만드는 교육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부산교육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부산시민과 교육 가족들의 눈높이가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하윤수 부산교육감(첫째 줄 왼쪽 여섯 번째)이 16일 농번기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도군 풍각면 청려로 농가를 찾아 농촌 일손돕기를 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6.16.
하윤수 부산교육감(첫째 줄 왼쪽 여섯 번째)이 16일 농번기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도군 풍각면 청려로 농가를 찾아 농촌 일손돕기를 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6.16.

◆“아침 체인지(體仁智), 학습활동에 효과”

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는 지난 4월 본지 칼럼을 통해 부산교육청이 올해 초 도입한 ‘아침 체인지(體仁智)’ 정책의 긍정적인 측면을 조명한 바 있다. 그는 ‘운동을 강조하는 정신과 의사’로 유명한 존 레이티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대담에서 한 말에 주목했다.

당시 존 레이티 교수는 ‘학생 운동 효과’를 강조하며 “운동을 하면 뇌에서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좋은 물질이 많이 나와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호르몬들은 학교에서 소위 ‘문제 학생’을 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학생회 소통 투어를 시작한 가운데 7일 첫 번째 학교로 사상고등학교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6.08.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학생회 소통 투어를 시작한 가운데 7일 첫 번째 학교로 사상고등학교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6.08.

김 박사는 ‘부산발’ 아침 운동 열풍은 앞으로 미래 세대를 올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우리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제시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 교육감은 “아침 체인지 활동은 정규 수업시간 전 20~50분가량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다양한 운동을 하는 활동”이라며 “오랜 코로나 팬데믹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관계 약화, 건강 체력 저하, 우울감 증가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 활동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체 부대낌을 통해 학생들은 화해·소통·협력·배려를 경험하고, 잠자는 뇌를 깨워 학습활동에도 큰 도움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하윤수 교육감과 원도심·서부산권 구청장들이 26일 시교육청 별관 교육감소통공감실에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26.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하윤수 교육감과 원도심·서부산권 구청장들이 26일 시교육청 별관 교육감소통공감실에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26.

끝으로 하 교육감은 부산교육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언론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기자회견 장소가 좁고 오래돼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시교육청 별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과 언론브리핑을 개최하고 있고 앞으로도 원활한 취재활동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 교육감은 “지난 1년간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남은 임기 동안 부산시민과 교육 가족들에게 약속한 정책들을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쳐나가겠다. 추진 동력을 잃지 않도록 앞으로도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15일 낮 12시 영도구에 있는 청동초등학교 학교급식 현장에서 급식 봉사를 펼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3.15.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15일 낮 12시 영도구에 있는 청동초등학교 학교급식 현장에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제공: 부산교육청) ⓒ천지일보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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