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추천 김현위원 불참속 의결
극우 색깔 가진 인물로 알려져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왼쪽)과 차기환 변호사. (출처: 연합뉴스)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왼쪽)과 차기환 변호사.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KBS 이사회 이사로 추천하는 안과 차기환 변호사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극우적 색깔을 가진 인물로 알려진 이들의 합류로 공영방송 이사회가 구도가 여권 다수로 재편될 가능성 큰데, 윤석열 정부는 방송 정상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야권과 언론계에서는 방송 장악을 위한 신호탄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방통위, 서기석 추천‧차기환 임명

방통위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야권에서 추천한 김현 상임위원이 안건 상정에 반발해 불참한 가운데 여권 추천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의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차 변호사는 곧바로 방문진 이사로 임명되고, 서 전 재판관은 KBS 이사 후보로 추천돼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서 전 재판관은 지난달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문제에 연루돼 해임된 윤석년 전 KBS 이사의 후임 후보이고, 차 변호사는 최근 자진해서 사퇴한 임정환 전 방문진 이사의 후임이다.

서 전 재판관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1회)에 합격한 뒤 청주·수원지법원장과 서울중앙지법원장을 거쳐 2013~2019년 헌법재판관을 지냈다. 그는 삼성 관리판사로 지목을 받은 바 있고 조선일보 방일영 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은 인물이다.

역시 서울대 법대 출신인 차 변호사는 사법시험(27회)에 합격해 판사를 지내고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2009~2015년 방문진 이사와 2015년 KBS 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언론현업단체들로부터 공영방송 파괴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5.18 역사 왜곡,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등 극우 편향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공영방송 이사회 구도 재편될듯

이들이 합류하면 KBS와 MBC 경영 및 인사의 결정권을 쥐는 KBS 이사회와 방문진 이사회의 구도에도 변화가 따를 전망이다.

KBS 이사회 총원은 11명으로 이날 청문을 앞둔 남영진 이사장까지 해임되고 이 자리도 여권 인사가 채우면 여야 6대 5로 구도가 뒤집힌다. 이렇게 되면 김의철 KBS 사장 해임 절차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전망이다.

방문진 이사회 총원은 9명이다. 임 이사의 자진 사퇴 후 현재는 일시적으로 여야 2대 6 상황이다. 하지만 방통위가 야권 추천 인사인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이 자리를 여권 인사가 채우면 여야 5대 4로 바뀌게 된다. MBC 사장 해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야권과 언론계에서 ‘방송 장악 신호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건 이 때문이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방송 정상화는 방송 장악의 다른 이름이고, 결국 공영방송을 극우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언론장악 의도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임명시도를 중단하고 공모를 통해 적합한 인사를 선임하라”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도 성명을 내고 특히 차 변호사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유례없는 공영방송 이사 3연임을 누렸던 대표적 극우 편향 인사”라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몰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극우 성향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법과 절차, 전례를 무시한 임명을 당장 철회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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