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준비 부족 강력 비판에
전국 기관·기업·단체가 수습 중
공기업 강제 인력 동원 논란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지난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짐을 옮기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지난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짐을 옮기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사실상 조기 폐막하면서 정부가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을 거세게 받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사태 수습을 위해 기관·인력을 총동원하는 모양새다.

잼버리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비등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은 대회다. 하지만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자와 벌레 물림 환자 속출, 열악한 환경과 폭염에 대한 대처 부족으로 지자체·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실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 스카우트 대표단이 빠지면서 ‘반쪽’ 행사로 전락했고 태풍으로 인해 야영지에서의 행사도 막을 내렸다.

이 같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정부는 진땀을 빼고 있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는 잼버리의 대미를 장식할 K-POP 공연을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에 필요한 인원을 공급하기 위한 지원 요청도 이어졌다. 이날 정부가 행사에 파견할 인력으로는 공기관·공기업 근로자가 유력하다.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다수의 공기업 직장인 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산하 공기업들이 기재부로부터 K-POP 콘서트 인솔자 파견을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글을 올린 직원들은 인력 차출이 부당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비상적인 초과근무가 불가피한데 정부가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의 의원실은 기재부가 강제적인 인력 동원을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무기 삼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기반으로 지원 요청 관련 공문을 찾고 있다고 블라인드에 밝히기도 했다.

잼버리 사태 수습에 공공기관 인력을 강제 동원한다는 내용의 글. (출처: 블라인드)
잼버리 사태 수습에 공공기관 인력을 강제 동원한다는 내용의 글. (출처: 블라인드)

요청을 받은 곳 중 하나인 기업은행의 노조는 사측이 사전 합의 등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인력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기업은행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단체협약 위반 사항”이라며 “사측이 노조와의 사전 합의 등 절차를 무시하고 인력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단체협약 위반이 확인될 경우 사측에 엄중 대처하겠다”며 “공공기관 직원들을 홀대하는 기재부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를 따져보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은 노조는 인사부 등에 은행이 기재부의 인력 동원 요청에 응해야 하는 법적 근거를 요구한 상태로 부당하게 차출되거나 이를 목격하는 경우 노조 등에 즉각 신고할 것을 조합원들에게 당부한 상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역시 잼버리 행사에 직원 수십 명을 차출하라는 기재부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국 각 시·도 등도 지역 참가자들에게 숙소와 관광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원들을 위해 숙소 13곳을 제공한다. 용인시도 잼버리 대원 5323명을 맞았다. 이는 경기도에서 수용한 인원의 40% 정도 된다. 안산시도 아시아 지역 참가자 300여명을 지역 내 숙소에 수용했다. 아산시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머물고 있던 미국 스카우트 대원 800여명을 초청했다.

사기업들도 사태 수습에 동참했다. 롯데는 멕시코 대표단 401명을 대상으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를 숙소로 제공한다. 대한항공도 용인 소재 신갈연수원을 숙소로 지원한다. 수용 가능인원은 200명이다. 이 외에도 많은 기관·기업·단체가 잼버리 대원들을 돕는다.

안산시가 잼버리 대원 지원 위해 지난 8일 TF팀을 꾸리고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제공: 안산시청) ⓒ천지일보 2023.08.09.
안산시가 잼버리 대원 지원 위해 지난 8일 TF팀을 꾸리고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제공: 안산시청) ⓒ천지일보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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