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187건
전국에서 59명 검거·3명 구속
사흘간 14명 입건… 흉기 소지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 온라인 게시물이 잇따르는 가운데 6일 오후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경찰특공대가 순찰 하고 있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열리는 축제장에서도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취지의 글이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 중이다. (출처: 연합뉴스)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 온라인 게시물이 잇따르는 가운데 6일 오후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경찰특공대가 순찰 하고 있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열리는 축제장에서도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취지의 글이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 중이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림동,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 예고 글’을 게시한 작성자 59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중 3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붙잡힌 인원의 절반 이상이 1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교육과 훈계를 하는 쪽으로 처분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문제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지만 강한 처벌을 하는 것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오전 7시까지 살인 예고 글 187건을 확인해 5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 인원 59명 중 58%(34명)가 10대 청소년이다. 이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 예고 글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까지 무분별하게 따라 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전날 인천에서는 인스타그램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고 적은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일에는 강원 원주역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작성한 뒤 마치 이를 발견한 것처럼 SNS를 통해 제보하는 자작극을 벌인 10대가 검거됐다.

살인 예고 모방범죄가 이어지자, 경찰은 교육부 등 관계기관에 청소년 범죄예방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각 시·도 교육 당국과 협업해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행위가 중하게 처벌될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를 활용해 훈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온라인에 ‘살인 예고’ 게시물이 확산함에 따라 7일 1407개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 83만명에게 긴급 스쿨벨 3호를 발령했다. 스쿨벨은 서울경찰청과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 구축한 시스템으로 신종 학교 폭력 등 새로운 유형의 청소년 관련 범죄가 발생하면 학생·교사·학부모에게 카드뉴스 형식으로 이를 신속하게 알리는 제도다.

국수본 관계자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청소년이 모방범죄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청의 ‘부모님 알림앱’을 활용해 범죄예방에 관한 통지문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주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촉법소년이 올린 살인 예고 글이 문제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미성년자에게 너무 과중한 처벌을 하는 것도 형법적인 관점에서는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성인들과 달리 흉기난동 같은 범죄 행위를 실행에 착수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단지 장난성, 모방성 ‘살인 예고 글’이라도 사회적 경각심을 줘야 할 상황인 것 맞지만 15세 전후 학생들한테 강한 처벌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부분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수본은 살인 등 흉악범죄 예고 글을 게시하는 행위에 대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안으로 규정하고 형법상 협박,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처벌 규정을 적극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사 초기부터 경찰과 검찰이 수사 사항을 공유하고, 범행에 관한 정보를 철저히 파악해 구속수사를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에 나섰다.

국수본 관계자는 살인 예고 글 작성자가 “범행 착수 전 실행을 계획하고 흉기 등 도구를 준비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처벌이 무거운 ‘살인예비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살인 예고 글을 올릴 경우 범행 시간과 장소가 특정되는 등 기준에 따라 협박죄를 과감하게 적용하겠다고도 했다.

경찰은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4∼6일 사흘간 다중 밀집 지역에서 거동 수상자 442명을 검문검색을 했고 이 중 14명을 협박 등 혐의로 입건했다. 7명은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으로 과태료를 매겼고 99명은 경고 조치 후 훈방했다. 입건된 14명은 대부분 흉기를 소지했으며, 마약을 갖고 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분당 흉기난동범 최원종. (제공: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흉기난동범 최원종. (제공: 경기남부경찰청)

한편 경찰은 ‘분당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인 최원종(22)의 신상정보를 이날 오후 공개했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차를 몰고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인근 인도로 돌진해 시민들을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4명을 다치게 한 뒤 곧바로 흉기를 들고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1∼2층에서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둘러 9명이 다치게 하는 등 총 14명의 사상자를 냈다. 경찰은 지난 5일 구속된 최원종에게 살인 및 살인미수·예비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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