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증가
온열질환 사망자 전국서 발생
잼버리대회 온열질환 400여명
태풍 ‘카눈’ 한국 폭염 부채질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르며 전국 대부분이 폭염 경보가 발효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한 시민이 그늘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르며 전국 대부분이 폭염 경보가 발효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한 시민이 그늘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01.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낮 최고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늘고 있다. 정부는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해 대응하고 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도 ‘살인적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방향을 틀어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반도는 당분간 밤에는 열대야, 낮에는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카눈이 덥고 습한 공기를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7월 말까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경북 영천과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추정 사망을 더할 경우 올해 들어 현재까지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3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명에 비하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수가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앞서 전날 오전 11시 31분경 영천시 화산면의 한 밭에서 70대 여성 A씨가 쓰려져 발견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같은날 오후 4시 20분경 전북 정읍시 이평면 논에서 일을 하던 80대 남성 B씨가 고열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현재 전국적으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4명, 경남 4명, 전북 2명, 충남 2명, 울산 1명 순이다.

세계 청소년 4만 3000여명이 참여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는 온열질환자가 400여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전날 하루 잼버리 영지 안에서 온열질환 증세를 보인 400여명에 대한 조처가 이뤄졌다”며 “잼버리 병원에 냉방기능을 강화하고 침상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4년 만에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또 1단계를 가동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사회 취약계층·공사장 야외근로자·고령 농업인 등 폭염 3대 취약분야 관리 대책과 농축수산업 피해 예방 대책, 도로·철도 등 기반 시설 관리 대책 등 소관 분야별 폭염 대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각 지자체는 온열질환 응급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취약지역 모니터링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드론안전관리단을 활용해 논밭 및 해안가 예찰 활동을 강화한다. 춘천시는 폭염특보 발령 시 평일 뿐 아니라 주말에도 시청사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개방하기로 했다.

원주시는 7∼8월 두 달간 매월 11만 5000원 한도 내에서 경로당 293곳의 전기요금을 지원한다. 또 폭염 취약계층 1135가구에 선풍기와 냉방비 등을 지원한다. 대구시는 쪽방촌 폭염 피해에 대비해 고위험군 쪽방 생활인을 대상으로 에어컨 77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생활지원사와 노인돌보미, 사회복지사 등 재난 도우미 5만 5000여명이 취약계층의 건강 상태와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울산시는 실외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해 건설 현장 등 취약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후 2∼5시 사이 1시간 휴식을 유도하고 폭염 대비 행동 요령을 전파한다. 대구시교육청은 폭염 특보가 내려지면 단축 수업을 실시하는 등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돼 온열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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