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이스트대학 교수의 지적
“인과관계 성립하지 않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인 A씨(23)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인 A씨(23)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20.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 ‘교권 추락’ ‘학부모 갑질’ 등의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원인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단정하는 일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살과 교권의 훼손이 정말 인과관계가 있는 일이고, 교사가 자살한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교권의 붕괴 때문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만약 교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무도한 태도가 원인이고 이것이 사회적 문제라면 우리는 교사들의 자살이 다른 직종보다 높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교사는 더 자살을 많이 하는 위험 직종이라면 이 호들갑이 이해가 된다. 모든 직종의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 직종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어떤 심리 상태에 이르면 자살이라는 예외적인 선택을 한다. 이 사례가 그런 다른 사례와 다른 경우라는 증거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사안일 수도 있는데 바로 사회적 폭력의 피해자로 단정하기 때문”이라며 “인과관계를 무시한 피해자 단정은 만약 그것이 원인이 아니라면 우리는 근거도 없이 어느 학생과 그 학부모를 살인자 또는 타인을 자살을 하게 만든 무서운 사람으로 모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사가 전문직인 것은 해당 교과 과목의 지식의 전문가라는 뜻만은 아니다. 교육자는 피교육자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그 직무 범위는 때로는 감정 조절에 실패하는 학부모를 상대하는 일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이런 이해와 준비가 없이 교사가 됐고, 모든 학생과 학부모가 늘 감사하고 천사처럼 구는 직업으로 알고, 자신이 갈등을 감내하는 힘이 얼마인지 모르고 교사를 선택했다면 그것은 직업을 잘못 선택한 불행한 한 젊은이의 좌절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다만 단정 짓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나의 불행한 죽음을 인과관계 검증없이 마치 ‘사회적 문제’라고 단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라고 재차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