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혜인 기자] 5호 태풍 독수리(Typhoon Doksuri)가 필리핀에 이어 대만을 강타해 수십만 가구의 전력이 끊기고 폭우와 산사태에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8일 타이완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독수리는 대만 해협을 건너 최대 풍속 시속 191㎞로 중국의 남동부 푸젠성(福建省)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광둥(廣東)성 해안도시 산터우(汕頭) 내 학교와 사무실을 폐쇄하고 주민들에게 극한 바람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밤새 태풍 독수리가 훑고 간 대만은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했다.
태풍 독수리가 대만을 지나면서 대만 전역에서 18만 6000가구가 정전을 겪어야 했고 가오슝에선 수백 그루의 나무가 쓰러졌다. 산악 지대의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는 1미터 이상의 강우량이 기록됐다. 이와 함께 300편 이상의 국내외 항공편이 끊겼고, 대만 남부와 동부 사이의 철도 서비스도 중단됐다.
또 남부 지역의 사업체들과 학교가 문을 닫았고 산사태와 홍수 경고가 내려졌다. 또 대만의 펑후섬과 킨먼섬에 ‘허리케인급 바람’ 경보가 발령됐고 주민들은 시속 155㎞ 이상의 돌풍을 대비하라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필리핀도 태풍을 피해갈 수 없었다.
수도 마닐라 인근에서 강풍에 놀란 승객들이 한쪽으로 몰려 여객선이 전복되면서 25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벵게트주 부기아스 마을에서는 태풍이 몰고온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 어린이 3명과 여성 1명이 매몰돼 사망했다. 태풍은 매몰된 가족 4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인근 휴양 도시인 바기오에서도 토사가 밀려와 집에 있던 17세 청소년이 숨졌다. 카가얀주에서는 1만 6000여명이 집에서 나와 긴급 대피하고 학교 수업과 출근이 모두 중단됐다.
태풍으로 세계에서 가장 국제무역이 활발한 항로 중 하나인 대만해협이 막히면서 선박과 항공편 운항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필리핀에 이어 대만을 강타한 태풍 독수리는 현재 강도 ‘강’에 중형 크기를 유지하며 중국 남부에 상륙한 상태다. 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 중국 푸저우 남남서쪽 약 210㎞ 부근 해상에서 대륙을 향해 북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