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전시회 현장 사진 공개

“카피본 가능성… 기술‧성능 관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지난 26일 무기 전시회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오른쪽 비행체는 '북한판 리퍼'. 2023.7.27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지난 26일 무기 전시회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오른쪽 비행체는 '북한판 리퍼'. 2023.7.27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27일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제70주년을 맞아 그간 개발해 온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를 선보였다.

이들 무인기를 행사장에 등장시킨 건 한미의 무인자산을 부단히 의식한 처사라는 관측인데 빈껍데기 아니냐는 일각의 의구심 속 실제로 어느 정도 역량을 갖췄는지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정찰용 ‘북한판 글로벌호크’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전날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를 함께 관람했다고 전하며 관련 현장 사진을 게재했다.

북한이 공개한 행사장 사진 가운데 특히 미국의 글로벌호크 및 MQ-9 리퍼와 동체 모양이 흡사한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가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상으로 나타난 이들 두 기종의 모습이 워낙 비슷해 설계도를 해킹 등 수법으로 탈취해 동일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정도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카피본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인데, “문제는 이들 무인기의 기술 수준이 얼마나 정밀하고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판 글로벌호크’는 한국 공군이 미국에서 4대를 도입해 운용 중인 RQ-4와 기체 모양이 거의 동일했고 동체에 새겨진 기체 번호와 ‘조선인민군 공군’이란 글자의 모양도 한국 공군의 글로벌호크 동체에 새겨진 것과 유사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남쪽의 고고도 상공에서 기만전술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교수에 따르면 한국 공군이 운용 중인 RQ-4(글로벌호크)는 고고도 첩보 위성급 정찰자산으로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한번 뜨면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고 작전반경은 3천㎞에 달해 한반도 밖까지 감시할 수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지난 26일 무기 전시회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오른쪽 비행체는 '북한판 리퍼'. 2023.7.27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지난 26일 무기 전시회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오른쪽 비행체는 '북한판 리퍼'. 2023.7.27

◆공격용 ‘북한판 리퍼’

리퍼와 유사한 무인공격기도 주목을 받는다. MQ-9 리퍼와 기체 모양이 흡사해 ‘북한판 리퍼’로 볼 수 있는데, 기체 하부에는 4발의 폭탄을 장착해 지상의 전차나 암살할 요인 등 핵심 표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기체 하부의 무기가 ‘활공형폭탄’일 것으로 추정한다. 최 교수는 “북한판 리퍼가 타격 목표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하면 폭탄에 달린 날개(카나드)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GPS(위성항법장치) 유도 방식이라면 무인기에서 발사한 이후에도 제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개발한 리퍼는 최대 14시간 장기간 체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광범위한 탐지가 가능한 센서, 정밀 타격이 가능한 무장을 장착한다. 최대 14발의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또는 4발의 헬파이어 미사일과 GBU-12 페이브웨이 Ⅱ 레이저 유도폭탄 2발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최 교수는 “MQ-1 프레데터를 개량한 MQ-9 리퍼는 장거리 비행을 통해 정찰 임무 수행은 물론 공격 작전도 가능한 최첨단 무인기”라며 “대당가격이 2천억에 육박할 정도로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고 강조했다.

설명판에 적힌 제원이 사진상으로는 흐릿해 정확하게 파악되진 않지만, 이들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가 비행하는 장면도 나오는 등 북한이 최근 두 기종을 개발해 시험 비행까지 진행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밖에 전시회장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액체추진), 화성-18형(고체추진), 비행 종말단계에서 변칙 기동을 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도 전시됐다. 600㎜ 초대형 방사포와 포탑 및 방탄 철갑이 개선된 전차, 극초음속 미사일 등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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